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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과 협력을" 美에 메시지 보낸 文, 오늘 바이든·시진핑 대면

중앙일보 2021.04.22 11:30

“아시아 국가 간 협력이 강화되면 미래를 선도하고 위기에 대응하는 데 중요”(보아오 포럼 영상 메시지)

 

“북한 및 기후변화를 포함한 세계적인 관심 현안에 대해 중국과 협력해야”(뉴욕타임스 인터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일과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각각 중국과 미국을 향해 발신한 메시지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공급망을 매개로 대중국 봉쇄전략을 구체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에는 ‘아시아의 협력’을 강조했고, 미국에는 ‘중국과의 협력’을 요구한 말이다.
 
문 대통령은 그리고 22일 오후 9시 화상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동시에 만난다. 미국이 주최하는 기후정상회의에서다.
 
이번 회의는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으로나마 첫 대면하는 자리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첨예한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시 주석을 포함해 전통적 긴장 관계에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초청했다. 미ㆍ중, 미ㆍ러 정상의 대면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의 주제가 '기후와 환경'이지만 “초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주도권 경쟁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싱크탱크 E3G의 바이포드 창 연구원은 이번 회담의 의미와 관련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미국과 중국이 모두 기후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미ㆍ중 간 경쟁이 기후 분야에서도 작동하는 것을 볼 듯 하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기업 CEO 화상회의’에서 실리콘 웨이퍼를 손에 들고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왼쪽 사진). 시진핑 국가 주석이 2018년 4월 중국 우한의 반도체 기업을 찾아 관계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EPA·신화=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기업 CEO 화상회의’에서 실리콘 웨이퍼를 손에 들고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왼쪽 사진). 시진핑 국가 주석이 2018년 4월 중국 우한의 반도체 기업을 찾아 관계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EPA·신화=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기후목표 증진’을 주제로 진행되는 첫번째 세션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임세은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한ㆍ미 간 기후변화 대응 협력을 강화해 다각적 차원의 한ㆍ미 동맹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이어 다음달 하순 워싱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한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정상회담을 전후해 바이든 정부의 새 대북정책의 방향이 결정될 예정이다. 한ㆍ미 동맹을 골자로 한 한국의 외교상황에도 결정적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전날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지금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 비핵화는 한국의 생존 문제”라고 했다. 전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변죽만 울렸을 뿐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했던 2018년 싱가포르 합의를 이행하라고 요청했다. 인터뷰에는 “문 대통령이 경고했다”는 표현을 썼을만큼 강한 톤의 요구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교가에선 문 대통령이 회의 직전 미ㆍ중에 나란히 내놓은 메시지를 놓고 “핵심 동맹인 미국에 잘못된 사인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는 본지에 “한반도 상황을 비롯해 무역 구조에서도 미ㆍ중의 우호적 관계가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그러나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외교ㆍ안보 정책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굳이 미국에 오해를 줄 수 있는 발언이 필요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5월 하순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2021.4.16 [연합뉴스 자료사진, AP 자료사진]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5월 하순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2021.4.16 [연합뉴스 자료사진, AP 자료사진]

한편 청와대는 이날 회담의 화상 회의장을 청와대 상춘재에 마련했다고 밝혔다. 임세은 부대변인은 회의장과 관련 “디지털기술과 전통을 융합한 한국형 서재 스타일로 꾸몄다”며 “전통한옥인 상춘재 대청마루를 활용 최첨단 차세대 디스플레이(T-OLED)를 배치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졌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재생 원단으로 제작된 넥타이를 착용할 예정이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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