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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그렸던 부시, 이번엔 이민자 43명…"그들 덕에 美 번영"

중앙일보 2021.04.21 14:10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이민자 43명을 그린 초상화와 에세이를 엮은 책을 발간했다. AP=연합뉴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이민자 43명을 그린 초상화와 에세이를 엮은 책을 발간했다. AP=연합뉴스

 
퇴임 후 화가로 변신해 활동해온 조지 W. 부시(75)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그린 초상화를 묶어 책으로 출간했다. 그림 속 주인공으로 선택한 인물은 ‘이민자’들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를 통해 이민자 문제에 대해 “더 인간적이고 현대화된 정책과 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이민자 43명을 그린 유화와 사연을 엮은 책 『많은 것 중 하나(Out of Many, One)』를 소개하는 기고문을 냈다. 그림 속 인물은 유명 정치인부터 평범한 시민까지 다양하다. 체코에서 태어나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에 오른 매들린 올브라이트(84)와 ‘외교의 전설’로 꼽히는 독일 출생 헨리 키신저(98) 전 국무장관 등도 포함됐다. 이외에 동아프리카에서 인종 폭력에 시달리다 살아남은 육상 챔피언, 프랑스 출신으로 명예훈장을 받은 미군의 사연도 담겼다.
 
조지 W. 부시가 발간한 책『많은 것 중 하나(Out of Many, One)』의 표지. AP=연합뉴스

조지 W. 부시가 발간한 책『많은 것 중 하나(Out of Many, One)』의 표지. AP=연합뉴스

 
이민자는 불화와 악의 원천이 아니라 미국의 위대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게 그가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이민자를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니라 합법적이고 현대화된 이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기고문에서 “미국은 어떤 나라보다 이민자에 관대하지만, 이민 정책은 그 어떤 당에도 이득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이용돼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능 있는 사람들이 가져온 아이디어와 포부로 미국이 더 번영한다”며 “이를 위해 현대화된 이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저서는 그의 그림책으로는 두 번째다. 그는 2017년 퇴역군인 100여 명의 모습을 담은 『용기의 초상화(Portraits of Courage)』를 발간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인 2009년부터였지만, 그는 새 취미를 비밀에 부쳤다. CNN에 따르면 그는 많은 그림을 그렸던 윈스턴 처칠에 영감을 받았고, 주변 지인들에게만 그림을 통해 마음의 안정과 새로운 영감을 받는다고 알렸다고 한다. 이후 미술 선생님을 고용해 수업을 받으면서 그는 “내면의 렘브란트를 발견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시 W. 전 대통령이 2017년 펴낸 '용기의 초상화'. 직접 그린 퇴역 군인 100여명의 초상화가 실렸다. [George W. Bush Presidential Center Photo 제공]

부시 W. 전 대통령이 2017년 펴낸 '용기의 초상화'. 직접 그린 퇴역 군인 100여명의 초상화가 실렸다. [George W. Bush Presidential Center Photo 제공]

 
그의 취미가 세상에 알려진 건 2013년 여동생 도로시 부시의 e메일이 해킹당하면서였다. e메일함엔 부시가 그린 그림의 파일도 있었다. 이후 그는 그림을 대중에 공개하기 시작했고, 2014년엔 세계 지도자 30명의 초상화를 그려 전시회도 열었다. 2019년엔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에 맞춰 방한해 자신이 직접 그린 초상화를 전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에 맞춰 그린 초상화. [노무현재단 제공]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에 맞춰 그린 초상화. [노무현재단 제공]

 
이번 책 발간 전후로 부시 전 대통령은 이민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부쩍 많이 내고 있다. 최근엔 그가 몸담았던 공화당을 향해 작심하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는 20일(현지시간)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공화당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고립주의적이고 보호주의적인 데다가 이민 배척주의자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히려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포용적인 이민 정책엔 지지를 표했다. 그는 최근 CBS와의 인터뷰에서 “재임 당시 이민 제도를 제대로 개혁하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되는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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