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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면역 근접한 英, 이젠 '코로나 먹는약' 개발 나선다

중앙일보 2021.04.21 11:41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하고 코로나19 치료약을 개발하는 과제를 위한 TF를 영국 정부 차원에서 꾸리기로 했다고 밝혔다.[AF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하고 코로나19 치료약을 개발하는 과제를 위한 TF를 영국 정부 차원에서 꾸리기로 했다고 밝혔다.[AFP=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올해 가을까지 집에서 복용할 수 있는 코로나19 치료 약을 개발하는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백신을 맞아도 감염이 완전히 예방되는 것은 아닌 데다 변이 바이러스의 진화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보리스 존슨 "재유행 대비해 복용약 개발"
英 수석과학고문 "백신 안 듣는 사람들 위한 것"
백신 이어 치료약 TF 꾸리는 영국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에 코로나가 또다시 재유행할 것이라는 게 영국 과학계의 중론"이라며 다가올 코로나19 물결에 대비해 정부 차원의 '안티바이러스 태스크포스(TF)'를 꾸린다고 발표했다.

 
TF는 특히 코로나19 감염 초기 경증 환자를 위한 알약이나 캡슐 형태의 치료 약을 최소 2가지 이상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감염 초기 환자들이 스스로 집에서 약을 복용해 중증 발현을 막고 회복 속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코로나19 치료제는 병원에 입원한 중증 환자를 위해 쓰이는 용도였다.

 
TF는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ies)를 형성하는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면역력이 약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도 단일클론항체를 치료를 시험 중이다. 
 
영국 최고의학자문관 패트릭 발란스 경은 "정제된 치료 약은 코로나19 대응의 또 다른 핵심 도구"라며 "백신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거나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우리의 계획은 영국이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는 과정의 일종"이라며 "영국의 코로나19 사정이 나아졌지만 코로나19가 사라졌다고 착각해서는 안 되며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맷 핸콕 보건부 장관은 "영국의 백신 TF는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며 "앞선 TF들을 모델로 해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 치료 약을 가을까지 출시할 새로운 TF 팀을 구성 중이다"라고 밝혔다.

 
영국 맷 핸콕 보건부 장관이 19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코로나19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맷 핸콕 보건부 장관이 19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코로나19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은 지난해 가을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잉글랜드 전역을 봉쇄하는 고통을 겪은 데 이어, 연말인 12월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을 최초로 승인하고 서구권에서 백신 접종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 현재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 가장 먼저 집단면역에 근접하고 있다.

 
백신 접종이 진행될수록 감염률과 치명률이 떨어지면서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끝이 보이는 듯한 분위기였지만, 칠레에서 높은 백신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면서 영국 정부도 백신 이후의 방역 대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영국 과학자들도 정부를 향해 "코로나19는 백신 접종으로 끝나는 싸움이 아니"라며 경고음을 높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연구진은 현재 영국 정부의 구상대로 봉쇄 완화를 하면 내년 6월까지 확진자가 500만명이 추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사망자 수도 같은 시기에 1만5700명이 추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레이엄 메들리 런던의학대학원 교수는 현재 상황을 "백신과 바이러스의 경주"라고 요약하며 "제한 조치를 너무 빨리 풀면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영국 정부는 경제 재개는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존슨 총리는 "(경제 재개는) 조심스럽지만 되돌릴 수 없다"며  "아직 우리의 계획을 조정해야 할 만한 데이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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