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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 투입에도 성공…학폭 딛고 선 ‘달이 뜨는 강’ ‘모범택시’

중앙일보 2021.04.21 11:30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 온달 역을 맡은 배우 나인우. [사진 KBS]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 온달 역을 맡은 배우 나인우. [사진 KBS]

고구려 평강공주와 온달 장군의 이야기를 재해석한 KBS2 ‘달이 뜨는 강’이 20일 시청률 8.3%(닐슨코리아 기준)로 종영했다. 지난달 온달 역을 맡은 배우 지수가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후 이를 인정하면서 나인우가 중반부터 교체 투입됐지만 끝까지 월화드라마 1위 자리를 지킨 것. 시청률은 6회 9.2%에서 7회 8.7%로 소폭 하락했지만 우려했던 폭락은 없었다. 방송 도중 주연 배우가 논란에 휘말려 중도 하차했음에도 작품이 큰 타격을 받지 않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달이 뜨는 강’ 월화드라마 1위로 종영
나인우 선전에 백상 신인상 후보 올라
‘모범택시’ 4회 만에 시청률 15% 돌파
표예진 해커 역으로 이미지 변신 성공

‘달이 뜨는 강’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발짝 더 나아갔다. 90% 이상 촬영이 진행됐지만 이를 폐기하고 앞서 방영된 1~6회 분량도 재촬영했다. 다시보기 서비스가 중단돼 추가 시청자 유입이 어려워지고 이미 190개국에 판권이 판매된 상황에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함이다. 제작사 빅토리콘텐츠 관계자는 “방송 일정상 전부 재촬영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풀샷을 바스트 샷으로 대체하는 등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5일 제작진과 첫 미팅 이후 하루 만에 촬영을 시작한 나인우의 선전도 돋보였다. 전작 tvN ‘철인왕후’에서 퓨전 사극을 경험한 그는 첫 주연작임에도 빠르게 극에 안착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온달의 성장사를 다루는 만큼 극 초반 지수가 보여준 온달이 다소 가벼웠다면 나인우의 온달은 코믹하면서도 무게감 있게 접근해 차별화를 꾀했다”고 분석했다. 덕분에 다음 달 13일 열리는 백상예술대상 남자 신인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미 방영된 분량도 재촬영…완벽 지우기 

드라마 ‘모범택시’에서 해커 안고은 역을 맡은 표예진. [사진 SBS]

드라마 ‘모범택시’에서 해커 안고은 역을 맡은 표예진. [사진 SBS]

방송 전 이나은의 왕따설 및 학교 폭력 논란으로 홍역을 겪은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도 4회 만에 시청률 15.6%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에이프릴 멤버들 간의 진실공방이 장기화하자 스튜디오 S는 지난달 10일 표예진으로 주연 배우를 교체했다. ‘모범택시’ 역시 60% 정도 촬영이 진행된 상황이었지만 방영 전인 만큼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한 것이다. 방송 시점도 예정대로 강행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복수대행 서비스를 운영하는 무지개 운수에서 해커 안고은 역을 맡은 표예진은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 중 저와 가장 닮은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동안 SBS ‘VIP’(2019),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 MBC ‘쌈, 마이웨이’(2017) 등에서 불륜이나 짝사랑 역할을 주로 맡았다면 이번에는 “씩씩하고 털털한 성격으로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인물을 휘어잡는 당찬 카리스마”까지 갖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시청자 저항 심해져…손해배상 논의 필요 

지난 2월 방영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방영이 연기된 박혜수 주연의 ‘디어엠’. [사진 KBS]

지난 2월 방영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방영이 연기된 박혜수 주연의 ‘디어엠’. [사진 KBS]

시청자들의 도덕적 기준이 높아지면서 방송 연기 및 배우 교체도 잦아지고 있다. 지난 2월 방영 예정이었던 KBS2 ‘디어엠’은 박혜수의 학교 폭력 논란으로 방영이 무기한 연기됐고, 지난해 SBS ‘날아라 개천용’은 음주 운전이 적발된 배성우 대신 정우성이 투입돼 극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SBS ‘조선구마사’는 방송 2회 만에 폐지될 정도로 옳고 그른 것에 대한 시청자들의 저항이 심해졌다”며 “논란의 불씨를 안고 가는 것보다 완벽하게 흔적을 지우는 것이 작품을 위해 낫다고 판단하게 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이번 일들을 계기로 책임 소재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달이 뜨는 강’ 제작사 빅토리콘텐츠는 지수의 소속사 키이스트를 상대로 3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공희정 평론가는 “배우의 잘못으로 작품 전체에 낙인이 찍히는 경우도 많다. 이에 따른 손해배상 항목과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다만 반대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나 소속사에서 피해를 보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으니 마녀사냥으로 끝나지 않도록 보다 명확한 기준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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