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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살해뒤 18일간 방치…경찰에 그녀인척 가짜문자 보냈다

중앙일보 2021.04.21 07:50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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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관계로 지내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방치한 채 계좌에서 수천만원을 빼내 쓴 3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박상구 부장판사)는 살인·절도·사기·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모씨(38)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강씨는 지난 2017년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던 A씨(37)에게 ‘친척이 유명 영화감독’이라는 거짓말로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처럼 속여 교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27일 강씨의 거짓말을 알게 된 A씨가 “나는 업소 다니는 여자고, 너는 빚만 있는 남자다. 희망이 없다”며 헤어지자는 취지로 말하자 A씨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범행 후 A씨의 휴대전화와 현금·카드·통장·보안카드 등을 가로챘고, A씨 계좌에서 모두 3684만원을 빼내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썼다.
 
범행 다음 날에는 한 쇼핑몰에서 딸에게 줄 44만원짜리 장난감을 A씨의 체크카드로 결제했다. 또 며칠 뒤에는 A씨의 계좌에서 300만원이 넘는 돈을 인출해 ‘조건 만남’을 한 여성에게 주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씨가 경찰에 체포될 때까지 A씨의 시신은 18일간 그의 집에 방치됐다. 그 사이 실종신고를 받고 A씨를 찾는 경찰에게 강씨는A씨인 척 문자를 보내 수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연인 관계에 있던 피해자로부터 경제적인 처지를 비난받자 자존심이 상한다는 이유로 살해했다”며 “사람의 생명은 우리 사회의 근본이 되는 가장 존엄한 가치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결코 용서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후에도 수사를 방해하고 피해자가 자살한 것처럼 위장하려고 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해자의 유족과 지인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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