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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너지차 불티나게 팔리는 中 ... 호황 이면에 ‘이 문제' 골치

중앙일보 2021.04.20 19:14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국. 전기차 수요가 폭증하며 덩달아 커지기 시작한 시장이 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 [신화=연합뉴스]

상하이 기가팩토리 [신화=연합뉴스]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다. 2025년께는 시장 규모가 122억 달러(약 14조 원)를 넘어서고 2030년께는 181억 달러(약 20조 원)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기차에 쓰이는 배터리는 10년 정도 지나면 성능이 떨어지는데, 폐배터리는 보통 용량이 70~80% 이하로 떨어진 배터리를 일컫는다. ‘배터리 재활용’이란 이런 폐배터리를 수거해 에너지 저장 장치(ESS) 등으로 활용하는 일이다. 저속 전기차, 전기 자전거 등을 만드는 데 쓸 수도 있고 코발트, 니켈 등을 추출하는 일도 가능하다. 재활용만 잘 된다면 배터리 생산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경제적 가치가 무척 크다는 얘기다.  
 
중국의 배터리 생산 공장 [신화=연합뉴스]

중국의 배터리 생산 공장 [신화=연합뉴스]

 
중국은 일찌감치 이 시장에 주목했다.  
 
지난 2018년 9월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화이트 리스트를 발표한 것이 그 예다. 전기차나 배터리 제조업체가 아닌, 폐배터리 회수 처리 생산 라인을 갖춘 기업들이 선정됐다. ‘신에너지자동차 배터리 회수ㆍ이용 방법’ 등 관련 지침을 내놓고 자동차 업체, 배터리 제조사, 폐차 회수 기업 등이 폐배터리 회수와 재활용에 적극 참여하도록 독려하기도 했다.  
 
코트라(KOTRA)는 “중국에서 신에너지자동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5년”이라며 “중국 정부는 2020년부터 배터리 교체 폭발기를 맞을 거라 예상하고 미리 준비에 들어갔다”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배터리 생산 공장 [신화=연합뉴스]

중국의 배터리 생산 공장 [신화=연합뉴스]

 
중국 정부의 예상은 적중했다.  
 
중국에서 신에너지차는 지난해 136만 대 팔린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만 51만 5000여 대가 팔렸다. 전년 동기 대비 2.8배 증가한 수치다. 샤오미, 화웨이 등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말 그대로 ‘호황기’를 맞이했다. 그만큼 폐배터리 시장의 덩치도 불어나고 있다.
 
문제가 있다면, 시장이 중국 정부의 예상대로만 흘러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여러 규제가 있음에도 대량의 폐배터리가 소규모 공장, 폐차장 등으로 유입되고 있어서다. 배터리 분해 설비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은 곳들이지만 ‘돈이 되는 일’이라 마구잡이로 뛰어드는 것이다. 때문에 자격을 갖춘 업체에서 제대로 회수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베이징자동차그룹의 신에너지차 생산 라인 [신화=연합뉴스]

베이징자동차그룹의 신에너지차 생산 라인 [신화=연합뉴스]


신화통신은 광저우자동차그룹 관계자의 말을 빌려 “폐배터리는 팔면 돈이 되기 때문에 자동차 업체에서 실제로 회수할 수 있는 수량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소비자가 폐배터리 회수 경로를 잘 몰라 주체적으로 반납하는 경우가 드물기도 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중국 정부의 '배터리 선순환 로드맵'에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업체에서 배터리를 수거할 경우 유독 물질이 방출돼 환경에 해악을 끼치게 될 가능성 역시 크다. ‘친환경차’로 불리는 신에너지차를 보급한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다. 누구보다 먼저 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뛰어든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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