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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2분기 온다" 靑 발표 뒤집은 홍남기 "상반기 어렵다"

중앙일보 2021.04.20 17:49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가 2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하반기에 들어 올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한 지난해 청와대 발표를 뒤집은 셈이다. 홍 직무대행은 전날 백신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야당 질타에 “정부를 믿어달라”고 언성을 높였다.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홍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백신 수급 상황에 대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모더나와 4000만 도즈 계약을 했다. (그러나) 상당부분이 상반기에는 아무래도 물량이 많이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 들어오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청와대가 밝힌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모더나의 스테판 반셀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했다”며 “모더나가 한국에 2000만명 분량인 4000만 도즈의 코로나19 백신을 (2021년) 2분기부터 공급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당시) 청와대 발표는 거짓인가”라고 따지자, 홍 직무대행은 “그것은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 노바벡스를 다 합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모더나 CEO와 통화해 2000만명분 확보했다고 청와대가 발표했다”며 “왜 아직 안 들어오나. 계약서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홍 직무대행은 뾰족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날 홍 직무대행은 “국내백신도 3상에 들어갔다”고 주장하다가 뒤늦게 “착오가 있었다”며 발언을 정정하기도 했다.
 
▶김은혜=3상에 어떤 회사가 들어갔나.
▶홍남기=2개 회사가 들어가 있다.
▶김은혜=제가 알기로는 2상이 끝나지 않았다.
▶홍남기=아니, 그렇지 않다. 제가 현장에 가봤는데…(후략).
 
그러나 홍 직무대행은 이후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순서에서 “아까 2개사가 백신 3상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씀 드렸는데 착오가 있었다”며 “백신이 아니고 치료제 관련해 2개사가 3상을 진행 중이다. 백신 관련해선 현재 3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해 홍 직무대행은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은혜 의원이 “(현재 종부세 부과기준인 공시지가) 9억원에서 상향 조정을 할 건가”라고 묻자 “9억원이라는 기준이 10, 11년 전에 설정된 거라 검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많이 들었다. 짚어보고 있다. 다만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커서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전ㆍ월세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임대차 3법’과 관련해선 “2+2(전세계약 2년 후 2년 갱신 가능)로 하는 제도(계약갱신청구권)에 대해선 변동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김 의원과 질의응답 과정에서 홍 직무대행이 “의원님은 (내용을) 살펴보셨나”라는 등 언성을 높이자, 김 의원이 “그럼 저랑 자리 바꾸자. 제가 거기로 가겠다”고 되받기도 했다.
 
이날 야당에선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하라”는 요구도 나왔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홍 직무대행에게 “저를 포함한 많은 국민들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며 “두 전직 대통령의 석방을 대통령께 건의해달라”고 요청했다. 홍 직무대행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답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 서 있는 인물)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상희 국회부의장(의장석)의 전날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 서 있는 인물)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상희 국회부의장(의장석)의 전날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한편 이날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박병석 국회의장을 대리해 진행을 위해 단상에 올라서자 야당이 집단 반발하며 퇴장했다. 김 부의장은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질의를 마치고 내려가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에게 동료 의원들이 박수를 치자 “아주 신났네, 신났어”라고 비꼬아 논란을 빚었다.
 
이날 김 부의장이 마이크를 잡자 야당 의석에선 “사과부터 하라”는 항의가 나왔다.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단상 앞으로 나가 “잘못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하셔야 한다. 아무 말도 없이 회의를 진행할 순 없다”고 항의했다. 다음 질의순서로 나선 양향자 민주당 의원이 “반도체에 관한 얘기다. 안 들으시면 안 된다”고 호소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부의장이 별다른 사과를 하지 않자 전원 퇴장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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