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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암석서 생명체 흔적 찾아라…우주헬기의 다음 임무

중앙일보 2021.04.20 17:09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헬리콥터 ‘인저뉴어티(ingenuity·독창성)’가 19일 화성에서 동력 비행에 성공했다. 미국 라이트 형제가 첫 비행을 한 지 118년 만에 인류가 다른 행성에서 동력 비행에 성공하면서, 향후 인저뉴어티가 수행할 업무에 관심이 쏠린다.
 

서로 안내, 표본 확보 역할로 콤비 플레이
이산화탄소에서 탄소 제거하는 실험도
겉면에 우주복 부탁…인류 탐사 대비해

NASA가 19일 유튜브로 생중계한 영상에 따르면, 인저뉴어티는 화성 탐사용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인내심)’를 통해 2억7800만여㎞ 떨어진 지구로 데이터를 전송했다. 인저뉴어티는 화성 상공에서 약 3m 떠오른 뒤 화성의 지상에 떠오른 자신의 그림자를 촬영했다. 인저뉴어티 바닥에 설치한 내비게이션 카메라는 화성 지상에 드리운 인저뉴어티의 몸체·안테나와 날개, 다리 그림자를 비교적 선명하게 촬영했다.
 

화성 비행 성공…앞으로 남은 임무는

4 개의 다리가 모두 펼쳐진 인저뉴어티가 화성 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와 분리되기 전 모습. [사진 AP통신·NASA]

4 개의 다리가 모두 펼쳐진 인저뉴어티가 화성 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와 분리되기 전 모습. [사진 AP통신·NASA]

인류 역사상 최초로 화성에서 동력 비행에 성공한 인저뉴어티는 퍼서비어런스와 함께 향후 본격적으로 화상 탐사에 돌입한다. 퍼서비어런스는 흙·암석 등 화성 지표의 표본을 확보하는 임무를 맡는다.  
화성 최초의 ‘지질학자’ 역할을 하는 퍼서비어런스를 위해 인저뉴어티는 탐사 지점과 방향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로버가 탈출할 수 없는 험난한 지형이 존재한다면, 이를 미리 퍼서비어런스에게 알려주는 식이다. 인저뉴어티는 향후 고도를 5m를 높이고 비행 반경도 90m로 넓히면서 화성의 지형을 살펴볼 계획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화성 동력 비행에 성공한 인저뉴어티가 화성에서 비행하는 모습. [사진 AP통신·NASA]

인류 역사상 최초로 화성 동력 비행에 성공한 인저뉴어티가 화성에서 비행하는 모습. [사진 AP통신·NASA]

퍼서비어런스가 수거한 표본은 화성 궤도에 떠 있는 우주선을 통해 지구로 전송할 예정이다. NASA는 이 표본을 분석해 화성의 생물 존재 가능성을 가늠한다. 만약 표본에 초기 미생물의 흔적을 담은 암석 성분과 유사한 성분을 발견하면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었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인저뉴어티와 퍼서비어런스 콤비는 미국의 차세대 화성 탐사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역할도 한다. 미국은 오는 2030년 화성에 사람을 보내 직접 인류가 화성을 탐사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때를 위해 퍼서비어런스는 화성에서 산소 발생 실험을 진행한다. 화성 대기의 96%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장비가 제대로 동작하는지 실험한다. 
 

대기·기후 파악하고 인간의 화성 탐사 준비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위치한 미국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에서 촬영한 인저뉴어티 헬리콥터의 실물 모습. [사진 AP통신·NASA]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위치한 미국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에서 촬영한 인저뉴어티 헬리콥터의 실물 모습. [사진 AP통신·NASA]

우주복 샘플의 내구성을 확인하는 것도 이들의 역할이다. 향후 인류가 화성에 간다면 강력한 방사선을 견딜 수 있는 소재의 우주복을 입어야 한다. 퍼서비어런스의 팔에는 우주복 표본이 붙어 있다. 화성의 열악한 기후에서 우주복이 버틸 수 있는지 테스트하기 위해서다.
 
화성의 대기·기후를 파악하는 것도 이들이 앞으로 할 일이다. 인간이 안전하게 화성을 탐사하려면 화성 지표에서 벌어지는 모래폭풍이나 미세먼지의 수준을 파악해야 한다. 퍼서비어런스는 환경역학 분석기를 통해 화성 지표면의 상황과 바람, 온도·습도 등 날씨를 관찰한다.  
 
인저뉴어티도 대기 밀도가 지구의 100분의 1수준인 화성 상공에서 비행하면서 화성의 대기 환경에 필요한 비행 기술을 확보하고 기후 데이터 확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무게 1.8kg인 인저뉴어티는 탄소섬유로 제작한 1.2m 길이의 날개가 분당 최대 2537번 회전하며 공중에서 데이터를 확보한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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