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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과실 되는 스텔스·무단횡단 사고들, 억울함 커지는 운전자 구제할 방법 없나

중앙일보 2021.04.20 12:00
〈이미지= AL법률사무소 제공〉

〈이미지= AL법률사무소 제공〉

운전자는 주행 중 전방 주시에 유의하며 보행자 및 다른 운전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스텔스 보행자 혹은 무단횡단 보행자와 맞닥뜨려 사고가 일어난 경우에는 운전자의 예측가능성과 상관없이 과실로 판단되는 경우가 있어 끊임없는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스텔스 보행자 사고·무단횡단 사고 등에도 운전자 과실 인정되는 경우가 많아
사고를 피하기 어려웠음에도 운전자 과실로 판단되는 경우 많아 억울함 호소

최근 부산구 사하구 다대동에 거주하는 A씨는 출근 길에 갑작스럽게 교통사고 사망 사건의 피의자가 됐다. 술에 취해 도로 위에 잠들어 있던 B군이 A씨가 몰던 승용차 뒷바퀴에 깔려 사망한 것인데, 피해자가 누워있던 위치는 운전자 시야에서 전혀 볼 수 없는 곳이었다. A씨는 피해 유족과 합의를 진행했으나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사건은 재판으로 넘겨졌다. 이처럼 음주나 약물 등에 취한 보행자가 도로 위에 누워 있다가 차량에 치이는 교통사고를 ‘스텔스 보행자 사고’라고 한다.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분쟁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스텔스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에 대한 과실 비율은 통상 6 대 4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단횡단으로 뜻밖의 사고가 벌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지난 1월 왕복 6차선 도로에서 무단횡단 중인 할머니를 미처 피하지 못한 트럭 운전사 C씨의 사연도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트럭 오른편에서 갑자기 할머니가 튀어나왔고, C씨는 빠르게 핸들을 틀었지만 조수석 문과 부딪힌 할머니는 사망하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C씨는 지난 1월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지만, 최근 재판에서는 무죄를 선고 받으며 일단락 되었다.
 
C씨와 비슷한 경우는 다수 있다. 지난해 11월 D씨는 1차선에서 정상 주행 중 무단횡단을 하며 옆에서 튀어나온 자전거를 쳤다. 가로등만 켜진 어두운 도로였고, 자전거 탑승자가 검은 색 옷을 입고 있어 식별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자전거 탑승자는 사망했고, 국과수 속도 감정 결과 D씨가 시속 50km/h인 제한 구역에서 69.77km/h로 달렸다는 이유로 속도위반 과실이 있다고 판단,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와 같은 교통사고 사건에 대하여, 법률사무소 에이엘의 이도형 변호사는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법원은 보행자 보호를 위하여 차와 보행자 간의 사고 발생 시 운전자의 과실을 넓게 인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운전자가 전혀 예측할 수 없거나 회피가능성이 없는 사고의 경우 운전자가 그러한 충돌까지 미리 예측하고 이를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는 케이스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며, “자동차 운전 중 보행자 추돌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충돌부위, 보행자 출현 시점에서부터 충돌 시점까지의 시간적 간격, 보행자의 돌발행동 여부, 보행자의 행동에 대한 예측가능성, 운전자의 교통법규 준수 여부, 교통법규를 준수하지 않았다면 그러한 과실과 충돌 사이의 인과관계 여부 등을 현장검증, 시뮬레이션 등을 통하여 철저하게 분석하고, 이를 기초로 수사에 대비해야 억울하게 유죄가 선고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 고 밝혔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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