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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노마스크'…한국엔 희망과 좌절 동시에 안겼다

중앙일보 2021.04.20 05:00
17일(현지시간) 텔아비브 해변. EPA=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텔아비브 해변. EPA=연합뉴스

희망일까, 아니면 ‘희망 고문’ 일까. 이스라엘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방역 수칙을 해제(현지시간 18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이 느끼는 상반된 감정이다. 일부 시민들은 코로나19의 ‘4차 유행’에 대한 위기감 속에 “한국은 백신 물량 확보에 실패한 것 아니냐”고 걱정을 했고, 일부는 “우리도 (이스라엘처럼) 머지않았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마스크 벗은 ‘I방역’에 착잡한 ‘K방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19일 대전 중구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어르신들에게 화이자 백신을 신중히 접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19일 대전 중구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어르신들에게 화이자 백신을 신중히 접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방역 수칙이 “일방적인 손해만 강요했다”며 ‘K방역’을 돌이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10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A씨는 “이스라엘 사진을 보니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며 “백신을 빨리 확보했었으면 11월 집단면역이라도 기대했을 텐데, 지금을 보면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언제까지 우리(자영업자)만 참고 기다려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마스크를 벗고 바깥을 다닐 수 있다는 이스라엘의 상황을 부러워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초등학생 딸을 키우는 30대 B씨는 “매일 코로나19에 걸릴까 노심초사하는데 이스라엘 상황을 보니 우리는 언제쯤 저럴 때가 오려나 싶다. 내년쯤이나 기약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은 장마가 두 달 가까이 이어져 야외활동이 없었는데, 올여름은 마스크와 함께 어떻게 보내야 할지 벌써 고민이 된다”고 했다.
 
코로나19 치료기를 담은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를 펴낸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부 겸임교수는 “높은 백신 접종률을 보이는 영국과 이스라엘이 집단면역에 다다르면서 두 나라 모두 노 마스크 선언을 했다”며 “많은 코로나19 희생자가 나왔던 나라들도 백신을 통한 방역 성공으로 이전의 안전한 세상으로 돌아가면서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생명보호뿐 아니라 경제회복을 위해서도 백신 조기 구매와 원활한 공급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여러 번 주장했음에도 한국은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세한 계획 대신 땜빵식 계획만 발표하는 한국의 현실이 조만간 제대로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도 곧 집단면역” 희망

17일 오후 이스라엘 예루살렘 공원에서 가족들이 산책을 하다 취재진을 발견하고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임현동 기자

17일 오후 이스라엘 예루살렘 공원에서 가족들이 산책을 하다 취재진을 발견하고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임현동 기자

이스라엘 상황을 보며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에 기대를 품게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자영업을 하는 30대 김모씨는 “백신을 맞고 일상생활로 돌아간 이스라엘을 보면서 한국도 머지않아 저럴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도 “전체 인구 대비 확진자·사망자 수를 비교해야 하므로 이스라엘을 한국과 단순히 동일 선상에 놓을 수 없다” “우리도 빨리 저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등 희망 섞인 의견이 잇따랐다.
 
방역 당국은 30세 이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3분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9일 오후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상반기에는 사회 필수시설 근무자 외 일반인에 대한 접종계획은 없다”며 “3분기부터 연령대별로 우선순위를 가지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3분기에 공급 물량이 가장 많이 배정돼 있다”면서도 “다만 백신 제조사에서 백신 공급 물량 시기를 1~2달 이전에 확정하기 때문에 저희가 원하는 조기에 (공급이) 확정이 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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