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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전효관 靑 비서관 창업회사 용역비 2배↑…본인이 결재

중앙일보 2021.04.20 05:00 종합 10면 지면보기

정책박람회, 14년 1.3억원서 15년엔 2.9억원

서울시에 따르면 A사의 설립자인 전효관 전 서울시 혁신기획관이 부임한 이후 A사의 용역계약금액은 1억3000만원에서 2억9000만원으로 2.2배 뛰었다. [서울시]

서울시에 따르면 A사의 설립자인 전효관 전 서울시 혁신기획관이 부임한 이후 A사의 용역계약금액은 1억3000만원에서 2억9000만원으로 2.2배 뛰었다. [서울시]

전효관 청와대 문화비서관이 서울시 혁신기획관 재직 시절 자신이 설립한 A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A사는 2014년 ‘서울시 정책박람회’ 대행용역을 1억3000만원에 수주했지만, 전 비서관이 혁신기획관으로 부임한 후인 2015년에는 2배가 넘는 2억9000여 만원의 용역비를 받고 2년 연속 행사대행을 맡았다. 1년새 커진 행사 규모와 용역비 등을 결재한 서울시 담당부서의 장(長)은 전 비서관이었다. 
 

”박람회 확대 계획” 결재자가 전 비서관…“셀프 확대 의혹”

1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A사가 2015년 5월 서울시로부터 ‘2015년 정책박람회 대행용역’을 2억9000여 만원에 수주할 당시 계약 발주처로 기록된 ‘서울시 서울혁신기획관’은 전 비서관이었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서울시의 '정책박람회 추진계획안'(2015년, 2015년)에 따르면 해당 행사는 2014년엔 하루만 열렸지만 2015년엔 9월 10~12일 사흘간 열렸다. 직전 해에 8개이던 프로그램 개수도 39개로 늘었고 참석인원도 1만8000명 늘었다. 지자체장 토크배틀, 여성정책박람회 등도 추가돼 전 비서관이 서울혁신기획관으로 부임하기 전인 2014년 7월에 수주한 행사 용역비(1억3000만원)보다 배 이상 높아졌다.
 

서울시 “프로그램 늘고 기간도 길어져”

2015년 9월11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서 열린 '2015 서울시 정책박람회' 토크콘서트에서 남경필 당시 경기도지사(왼쪽)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토론을 하고 있다. 2015년부터 정책박람회는 사흘로 늘었다. 김경빈 기자.

2015년 9월11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서 열린 '2015 서울시 정책박람회' 토크콘서트에서 남경필 당시 경기도지사(왼쪽)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토론을 하고 있다. 2015년부터 정책박람회는 사흘로 늘었다. 김경빈 기자.

전 비서관 부임 이후 계약금이 2배 이상 오른 데 대해 서울시는 “행사의 규모 자체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4년 하루였던 정책박람회가 2015년 사흘로 늘면서 참여하는 부서의 수와 위탁업무도 함께 늘었다”며 “시민들의 정책 제안을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계획을 담은 문서의 결재자가 전 비서관이었다는 점에서 “셀프 계약금 인상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2015년의 행사 확대 계획이 처음으로 언급된 ‘2014년 정책박람회 결과보고’ 문서 역시 전 비서관이 서울시로 부임한 지 3개월 후인 2014년 11월 작성됐다.  
 
이에 대해 전 비서관은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결과로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2006년에 회사를 지인인 조모씨에게 넘겨줬기 때문에 본인과는 관련이 없다는 취지의 입장이다.

與 의원도 지적한 ‘전효관 이해충돌’ 

2015 서울 정책박람회 계획(안)의 결재자는 A사의 창업자이자 당시 서울시 혁신기획관이던 전효관 현 청와대 문화비서관으로 돼 있다. [서울시]

2015 서울 정책박람회 계획(안)의 결재자는 A사의 창업자이자 당시 서울시 혁신기획관이던 전효관 현 청와대 문화비서관으로 돼 있다. [서울시]

전 비서관의 이해충돌 의혹은 이미 2년 전 여당 측에 의해 제기되기도 했다. 서울특별시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서울시의회 김춘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9년 11월 제290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제8차 회의에서 “2011년부터 현재까지 A사가 서울시와 맺은 계약 건수는 (자치구를 포함) 총 19건이나 된다”며 “특히 2018년 5월 녹사평역 공공미술 프로젝트 기획 및 설치운영 용역(계약금 9억원)을 수행한 A사의 창립 당시 대표이사가 전 서울혁신기획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당시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이 “나름대로 절차는 다 거쳐서 선정됐을 것”이라고 답하자 김 의원은 “잘못된 일이 벌어졌을 때도 절차는 철저하게 거쳐서 하더라. (다만) 그 내면을 봤을 때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전 비서관의 서울시 재직시절(2014년 8월 19일~2018년 10월 31일) 서울시가 A사와 맺은 용역계약은 총 16건(약 52억5000만원)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1월 17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298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모습. [뉴스1]

지난해 11월 17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298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모습. [뉴스1]

청와대는 현재 전 비서관에게 감찰 지시를 내린 상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5일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전 비서관의 서울시 재직 당시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즉시 감찰을 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하고 신속하고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을 민정수석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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