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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순국선열 명예훼손…진짜 상벌위 설 건 김원웅”

중앙일보 2021.04.20 00:03 종합 16면 지면보기

“국민께 죄송” 대국민 사과문 건넨 백범의 장손 김진 

백범 김구 선생의 장손 김진 광복회 대의원은 19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 앞서 기자들에게 대국민 사과문부터 건넸다. 김성룡 기자

백범 김구 선생의 장손 김진 광복회 대의원은 19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 앞서 기자들에게 대국민 사과문부터 건넸다. 김성룡 기자

“나라 꼴이 이래선 안 된다. 마음을 씹어 삼키며 참아왔는데 이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정치적 발언으로 국민 편가르기
비판 목소리 내자 토착왜구라 공격
나라꼴 이래선 안돼 이젠 못참겠다”

백범 김구 선생의 장손인 김진(72) 광복회 대의원은 19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김원웅 광복회장의 정치적인 행보를 비판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간 김 대의원은 뜻이 맞는 광복회 회원들과 함께 ‘광복회 개혁모임’을 만들어 활동했지만, 전면에 나선 적이 없다. 개인 비리로 사법 처리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이제는 도저히 보고만 있을 수가 없다”며 “나 개인에 대한 공격이 들어오겠지만 감수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대의원은 인터뷰에 앞서 ‘대국민 사과문’부터 먼저 취재진에 건넸다. 그는 사과문을 통해 “지난 2년간 광복회가 궤도를 이탈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도 인내하고, 침묵했으나 더 이상은 지켜만 볼 수가 없기에 국민께 말씀을 드리기에 이르렀다”며 “독립운동가 후손이자 광복회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께 너무나도 부끄럽고, 죄송하고, 한없이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무릎 꿇어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복회를 대표하는 사람의 지속적인 일탈 행위로 국민도 피로감을 느끼고, 광복회원들은 분개하고 있으며, 광복회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며 김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대국민 사과문까지 낸 이유는.
“이제는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 김 회장의 정치적 발언과 망언으로 광복회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고 순국선열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 국민의 비판과 노여움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다. 이러다가는 광복회가 없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들었다. 대국민 사과부터 하고 광복회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김 회장이 광복회 내부 갈등의 중심에 서 있다.
“광복회는 1965년 창립 이래 선열들의 뜻을 이어받아 독립정신 계승과 민족정기 선양은 물론 국민 통합과 정치적 중립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 왔다. 그런데 정치인 출신이 광복회장이 된 이후 지난 2년간 정치판의 중심에 서서 순수한 독립정신을 왜곡하는 수많은 돌출 언행을 일삼았다. 또 국민 분열과 광복회원 편 가르기를 일삼는 것이 일상이 돼버렸다. 이제 실망을 넘어서 규탄의 대상이 된 것이다.”
 
김 대의원은 광복회가 지난 11일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김 회장의 멱살을 잡았던 김임용 광복회원(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낸 김붕준 선생의 손자)을 징계하기 위한 상벌위원회를 연다는 소식에도 격분했다. 그는 “그동안 김 회장에게 반대하는 대의원과 회원들이 나오면 상벌위를 열어 유례가 없는 처벌을 자행했다”며 “진짜 상벌위에 서야 할 사람은 김 회장 자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복회 내부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김 회장 측에선 ‘김구 선생 손자가 토착 왜구처럼 얘기한다’는 공격까지 한다”며 “광복회는 내 개인 문제가 아닌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모두의 얘기이기 때문에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해 고심 끝에 이렇게 인터뷰에 나섰다”고 밝혔다. 김 대의원은 지난해 5월 광복회 총회 때 “정치적으로 편향된 집행부와 함께할 수 없다”며 대의원 사퇴서를 냈다. 하지만 광복회 측은 이를 수리하지 않은 상태다.
 
이철재·김상진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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