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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화장실에 콘택트렌즈 놔둬요? 세균·바이러스 감염 위험 높아요

중앙일보 2021.04.19 00:04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말랑말랑한 콘택트렌즈는 눈 각막 표면을 밀착해 덮어 안경과 달리 두드러진 외형적 변화 없이 시력을 교정한다. 어릴 땐 주로 안경을 착용하다가 10대 청소년기부터는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렌즈를 착용한다. 눈동자가 또렷해 보이거나 색을 바꾸는 등 미용 목적으로 렌즈를 끼는 경우도 많다. 렌즈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외부에 노출된 점막인 안구와 맞닿은 상태로 있다. 그만큼 눈 건강과 시력 유지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사소하지만 눈 건강을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콘택트렌즈 관리법에 대해 짚어봤다.  
 

올바른 렌즈 착용·관리법

 렌즈 착용의 기본은 철저한 위생 관리다. 특히 손 씻기에 신경 써야 한다. 각종 세균·바이러스는 손을 통해 체내로 침투한다. 렌즈를 착용하기 위해 만지는 손도 예외는 아니다. 귀찮다고 손 씻기를 소홀하면 더러운 손에 렌즈의 표면이 오염되고, 결국 안구 점막에 염증이 생면서 렌즈 관련 합병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고대구로병원 안과 송종석(한국콘택트렌즈연구회 회장) 교수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렌즈를 보관하고, 눈이 뻑뻑해질 때까지 렌즈를 오래 착용하면 안구건조증이 생기거나 충혈·각막혼탁·결막염 등으로 눈 건강이 나빠진다”고 경고했다.
 
 

장시간 끼면 안구건조증 심화

 
 렌즈 착용자가 지켜야 할 규칙은 5가지다. 첫째로 렌즈는 종일 착용하지 않는다. 투명한 소프트렌즈는 하루 8시간, 착색제를 사용해 산소 투과율이 떨어지는 컬러렌즈는 4~6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이보다 연속 착용 시간이 길면 렌즈가 각막으로 산소를 전달하는 것을 방해해 눈 피로도가 높아진다. 특히 렌즈를 착용한 채로 잠드는 것은 피해야 한다. 중앙대병원 안과 김경우 교수는 “각막의 산소 부족 현상이 심해져 안구에 신생 혈관이 자라나 눈이 붉게 충혈된다”고 말했다. 눈 염증 위험도 크다. 렌즈도 일종의 이물질이다. 장시간 착용하면 안구 표면을 자극해 결막이 붓고 눈 속 염증으로 눈곱이 잘 끼고 가렵다. 수분을 빨아들이는 렌즈 특성상 착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안구건조증으로 눈이 뻑뻑해진다. 국내 콘택트렌즈 관련 부작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부작용 경험자의 71.2%는 장시간 렌즈를 착용한 것이 원인이라는 보고도 있다. 렌즈를 착용했을 때 충혈·이물감 등 증상이 있다면 즉시 제거한다. 눈에서 렌즈가 잘 빠지지 않으면 방부제가 없는 인공눈물이나 식염수를 한두 방울 점안하면 움직임이 느껴지면서 수월하게 뺄 수 있다.
 
 둘째로 렌즈 교체주기를 지킨다. 매일 착용하는 렌즈는 6~12개월에 한 번씩 바꿔줘야 한다. 일회용은 제품마다 2~12주 등 정해진 기간만큼만 쓰고 버려야 한다. 일종의 렌즈 사용 유효기간이다. 참고로 일회용 렌즈의 교체주기는 렌즈를 착용하고 있는 시간이 아닌 렌즈를 개봉한 시간이 기준이다. 렌즈는 한 번 구입해 평생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김 교수는 “버리기 아깝다는 이유로 교체주기를 넘기면 세척·관리에 철저해도 렌즈 재질이 변형되고 산소 투과율이 떨어지면서 안구 염증·감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렌즈는 아무리 열심히 세척해도 단백질 등 불순물을 모두 제거하기 어렵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불순물의 20%는 렌즈 가장자리에 그대로 남았다.
 
 

같은 방향으로 문지르며 세척

 
 셋째, 화장실에서 렌즈를 보관하지 않는다. 흔히 손을 씻고 곧바로 전용 세척액으로 렌즈를 문질러 씻을 수 있어 편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잘못된 습관이다. 강남성심병원 안과 신영주 교수는 “습도가 높은 화장실은 세균·바이러스가 번식하기 좋아 렌즈나 보관 케이스, 세척액 등 렌즈 관련 제품을 보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아침에 급하다고 렌즈 보관 케이스의 뚜껑을 열어둔 채로 세수하고 양치를 하다가 렌즈가 오염될 수 있다. 변기의 물이 렌즈로 튀기도 한다. 오염된 렌즈를 통해 세균·바이러스가 눈으로 침투할 수 있다.
 
 넷째로 렌즈는 손을 씻은 후 완전히 건조한 다음 만진다. 물에 젖은 손으로 렌즈를 착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수돗물이나 강·바닷물에는 가시아메바 등 각막 세포를 파괴하는 균이 존재한다. 렌즈가 물에 닿으면 가시아메바가 눈으로 옮겨와 각막염을 일으킨다. 렌즈 착용자는 가시아메바 각막염에 걸릴 위험이 80배 높다. 진단도 어려워 실명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종종 보고된다. 렌즈를 낄 때는 손을 씻은 후 완전히 건조한 다음 만져야 한다. 샤워·세안 후 화장을 하기 전에 렌즈를 착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요즘 자주 쓰는 손 소독제도 조심해야 한다. 손 소독제의 알코올 농도는 60~80%로 고농도다. 손 소독 후 알코올이 휘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렌즈를 만지면 눈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각막이 손상된다. 알코올 등 화학물질에 의한 각막 화상이다. 눈 충혈과 함께 이물감이 느껴지면서 따갑다. 식염수로 눈을 씻어내고 안과 치료를 받는다.
 
 마지막으로 렌즈는 빼자마자 즉시 세척한 후 보관한다. 송 교수는 “한 번 착용한 후 버리는 제품을 제외하고는 가장 기본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척은 세균 감염에 취약한 렌즈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손바닥 위에 렌즈를 올려놓고 세척액을 한두 방울 떨어뜨린 다음 다른 손 약지로 20초 정도 한 방향으로 문지르고, 식염수나 세척액으로 충분히 헹궈준다. 문지르고 헹구는 이중 세척은 렌즈 세척 효과를 높여준다. 렌즈 보관 케이스의 세척도 신경 쓴다. 렌즈를 보관할 때마다 새로운 보존액으로 교체한다. 렌즈를 착용한 다음엔 매일 흐르는 물로 깨끗이 세척하고 완전 건조시킨다. 최소 3개월에 한 번씩 렌즈 보관 케이스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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