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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부모 자식 간 주택 거래, 증여냐 저가 양도냐

중앙일보 2021.04.17 07:00

[더,오래]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80) 



Q 2주택자인 허 씨는 고민이 많다. 앞으로 종부세 부담이 갈수록 커진다고 하는데 이미 은퇴해 소득이 없는 허씨로서는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집을 팔려고 내놓았지만 막상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마음이 급해진 허 씨는 차라리 자녀에게 양도하거나 증여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다. 양도나 증여 모두 세부담이 만만치 않은데, 허씨와 같은 다주택자라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요즘 다주택자는 종부세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 주택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는 만큼 종부세 부담 또한 더욱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허씨처럼 종부세 과세기준일인 6월 1일 전에 양도해 주택 수를 줄이고 싶어 한다. 만일 매수하겠다는 사람이 없다면 차라리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자녀에게 싸게 양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에게 싸게 팔면 부모는 양도세와 보유세 부담도 줄이고, 자녀는 싸게 살 수 있으니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좋다. 물론 그 정도가 지나치거나 편법으로 판단될 경우 각종 세금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5월 말까지 주택 수 줄여야 세금폭탄 면해

자녀에게 증여할 계획이라면 서둘러야 한다. 올해 주택공시가격이 4월 29일 공시되는데 변동률은 작년 대비 전국 평균 19.08%, 서울 19.91%, 부산 19.67%, 세종 70.68% 등으로 크게 오를 전망이다. [사진 pixabay]

자녀에게 증여할 계획이라면 서둘러야 한다. 올해 주택공시가격이 4월 29일 공시되는데 변동률은 작년 대비 전국 평균 19.08%, 서울 19.91%, 부산 19.67%, 세종 70.68% 등으로 크게 오를 전망이다. [사진 pixabay]

 
허 씨가 거주하는 주택 A의 공시가격은 20억원, 또 다른 주택 B(아파트)의 공시가격은 7억원이다. 이 경우 올해 허 씨는 종부세로 약 5500만원을 내야 하는데 공시가격 10% 상승을 가정했을 때 내년에는 7000만원으로 그 부담이 더 커진다.
 
만일 허씨가 주택 B를 양도해 주택 A만 보유한다면 종부세 부담은 올해 약 170만원, 내년 약 240만원 정도로 줄어든다. 주택 수를 줄여 1주택자가 될 수 있다면 허씨의 종부세 부담은 올해 약 5330만원, 내년 약 6760만원 정도로 줄일 수 있는 셈이다.
 
허씨가 보유 주택 수를 줄이기 위해 주택 B를 팔 계획이라면 종부세 과세기준일인 6월 1일 전까지, 즉 늦어도 5월 말까지는 잔금을 받고 등기를 넘겨야 올해 종부세를 피할 수 있다.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도 6월부터는 더 무거워진다. 2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양도할 때 적용되는 중과세율은 16~55%인데 6월부터는 26~65%로 인상되고, 3주택자는 기존 26~65%에서 36~75%로 인상된다.
 
만일 2주택자인 허씨가 주택 B를 5월 말까지 양도한다면 양도차익을 7억원으로 가정할 경우 양도세로 약 3억6000만원을 내면 되지만, 6월 이후 양도한다면 양도세는 약 4억 3700만원으로 7700만원 정도 부담이 늘어난다. 따라서 허씨와 같은 다주택자라면 반드시 5월 말까지는 주택 수를 줄여 놓아야 종부세나 양도세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증여, 4월 28일까지 등기해야 취득세 줄어

주택 수를 줄이기 위해 타인에게 양도할 수도 있지만 만일 매수자가 없다면 가족들에게 양도하거나 증여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자녀에게 양도하는 경우와 증여하는 경우의 세부담 차이는 얼마나 날까? 만일 허씨가 주택 B를 결혼해 분가한 자녀에게 시가인 10억원(취득가액은 3억원)에 양도할 경우 허씨는 양도세로 약 3억 6000만원, 자녀(별도세대)는 취득세로 3500만원을 부담하게 된다.
 
만일 허씨가 주택 B를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자녀는 증여세와 취득세를 내야 한다. 증여세는 주택 B의 시가(10억원)를 고려해 약 2억1800만원으로 계산되고, 다주택자인 허 씨에게 증여받았기 때문에 취득세는 13.4%의 높은 중과세율이 적용되어 938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다행인 점은 취득세는 시가 10억원이 아닌 주택공시가격 7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한다는 점이다.
 
세법에서는 자녀와의 저가 거래시 시가의 95% 이하로 양도하면 이를 부당행위로 보아 시가로 양도세를 계산한다. [사진 pixabay]

세법에서는 자녀와의 저가 거래시 시가의 95% 이하로 양도하면 이를 부당행위로 보아 시가로 양도세를 계산한다. [사진 pixabay]

 
요약해 보면 자녀에게 양도할 경우 총 세부담은 약 3억 9500만원,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총 세부담은 약 3억 1200만원으로 증여보다는 양도하는 것이 더 세부담이 크다. 허씨와 같은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중과세로 인한 세부담이 크다 보니 세부담만 비교하면 양도보다는 가급적 증여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만일 자녀에게 증여할 계획이라면 서둘러야 한다. 올해 주택공시가격이 4월 29일에 공시되는데 올해 주택공시가격 변동률은 작년 대비 전국 평균 19.08%, 서울 19.91%, 부산 19.67%, 세종 70.68% 등으로 크게 오를 전망이다. 따라서 새로 인상된 공시가격이 적용되는 4월 29일 전까지, 즉 늦어도 4월 28일까지는 증여 등기를 마쳐야 취득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저가거래, 자녀의 재정 부담 커  

허씨는 자녀에게 저가로 양도하면 양도가액이 줄어드는 만큼 양도세 부담도 줄일 수 있는지 궁금하다. 그러나 세법에서는 자녀와의 저가 거래 시 시가의 95% 이하(또는 할인금액이 3억원 이상인 경우)로 양도하면 이를 부당행위로 보아 시가로 양도세를 계산한다.
 
즉, 허씨가 시가 10억원인 주택 B를 자녀에게 7억 5000만원에 양도하더라도 양도세는 10억원에 양도한 것으로 보아 계산하기 때문에 양도세 부담은 줄지 않는다. 물론 자녀가 2억 5000만원만큼 싸게 매입할 수 있고 이에 대해 증여세도 과세되지 않는다(할인금액이 시가의 30% 또는 3억원을 넘지 않기 때문)는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녀에게 양도할 경우 자녀가 매매대금 7억 5000만원을 마련해 허 씨에게 지급해야 하는데, 사실 자녀 입장에서는 차라리 증여를 받아 총 세부담인 3억 1200만원을 마련하는 것이 훨씬 더 부담이 적다. 이런 이유에서 자녀들은 부모와의 저가 거래보다는 증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세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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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준 최용준 세무법인 다솔 WM센터 3본부 대표세무사 필진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 재산을 불리기 위해선 돈을 이리저리 굴려 수익을 올리는 재테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저금리·저성장 시대라 재테크가 잘 듣지 않는다. 돈을 굴리다 오히려 재산을 까먹기 일쑤다. 그렇다고 은행에 넣어두고만 있을 수 없는 일.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수익은커녕 손실을 볼지 모른다. 방법은 있다. 비용을 줄이면 실질 수익은 올라가게 돼 있다. 세금을 절약하는 절세는 재테크 보릿고개에 실질 이익을 얻는 방법이다. 물론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징세를 강화하는 바람에 절세의 여지가 자꾸 좁아지고 있긴 하다. 그래서 더욱더 필요해지는 절세의 기술이다. 돈 많은 부자가 아닌 보통 사람도 있는 재산을 지키려면 보유해야 할 무기다. 국내 최고의 세무전문가가 생생한 사례를 통해 절세의 기술을 전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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