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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수놓은 명품 의자 이야기

중앙선데이 2021.04.17 00:20 732호 20면 지면보기
기억의 의자

기억의 의자

기억의 의자
이지은 지음
모요사
 
『기억의 의자』, 『오늘의 의자』는 생활밀착형 오브제이자 장식미술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의자의 역사를 발로 뛰어 발굴한 역작이다. 미술사학자이자 장식미술 감정사인 이지은 작가가 ‘사물들의 미술사’ 시리즈로 액자 편에 이어 내놓았다.

 
『기억의 의자』는 중세부터 매뉴팩처까지 장인의 시대를, 『오늘의 의자』는 현대 디자인의 시대를 다뤘다. 다양한 의자의 디자인 과정과 이에 얽힌 흥미진진한 역사를 다큐멘터리 드라마처럼 엮었다.
 
프랑스 태양왕 루이 14세의 옥좌는 당시 주화로 사용되던 은으로 제작됐다고 알려져 있으나 전쟁비용 마련을 위해 다른 은가구들과 함께 용광로에 녹여져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루이 14세가 직접 하사하는 등받이도 없는 타부레 의자를 차지하기 위한 궁중 여인들의 암투 일화도 흥미롭다.
 
18세기에 들어오면 의자 장인들의 본격적인 무대가 펼쳐진다. 러시아 예카테리나 여제와 밀월 관계로 알려진 스타니스와프 폴란드 왕은 바르샤바 왕궁 일신 작업에 착수하면서 파리의 장인 루이 들라누아에게 의자 제작을 맡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오늘의자

오늘의자

오늘의 의자
이지은 지음
모요사
 
영미권에서 고급 앤티크 가구의 대명사로 통하는 토머스 치펀데일 의자의 성공 비결 분석도 알차다. 지금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하는 자리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의자가 치펀데일의 게인즈버러 안락의자다. 의자 역사상 최고의 히트작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탄생한 ‘토네트 14번 의자’다. 지금까지 8000만 개 이상이 팔렸다고 한다. 19세기 중엽 처음 제작된 의자가 21세기 한국 카페에도 버젓이 놓여 있다.
 
휨 가공법을 활용한 오토 바그너의 포스트슈파카세 의자, 기능적인 바우하우스의 정신을 대변한 마르셀 브로이어의 바실리 체어, 베니어판을 사용해 등받이와 안장을 하나로 통합한 알바 알토의 파이미오 암체어, 2차 대전 후 신소재였던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찰스 임스의 저렴하고 실용적인 의자 개발 과정에 대한 생생한 스토리도 눈길을 끈다.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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