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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백신, 5인 금지완화, 신속키트까지…‘지체방역’ 꺼내든 지자체장들

중앙일보 2021.04.15 19:50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5일 경기도의회 임시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5일 경기도의회 임시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일 신규 확진자가 700명 안팎에 달하는 등 신종 코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자체들이 앞다퉈 ‘지역형 독자방역’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도차원의 백신 확보를, 박형준 부산시장은 점심시간 5인 이상 모임 허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8일 취임 직후부터 ‘신속진단키트 도입’을 내세우며 큰 주목을 받자 다른 지자체도 자체적인 방역대책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재명 “경기도 독자백신 검토”  

이재명 경기지사는 15일 “다른 나라에서 개발한 백신을 독자적으로 도입해서 접종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경기도의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도정질의에서 ‘집단면역 달성을 위한 도 차원의 정책’을 묻는 질의에 대한 답변이다. 지자체 차원의 백신 독자 확보를 언급한 것은 이 지사가 처음이다.  
 
이 지사는 “백신 확보와 예방접종이 가장 중요한데 안타깝게도 지방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쉽지 않다”며 “정부가 정한 일정대로 차질 없이 예방접종이 이뤄지도록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고, 시ㆍ군과 협력해서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한발 나아가 ‘실무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백신을 우리 경기도라도 독자적으로 도입해서 접종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실무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며 “가능하면 중앙정부에 건의해서라도 추가 백신을 확보하도록 노력해보겠다”고 설명했다.
 

박형준 “점심이라도 5인 이상 모임 허용”

15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발언하는 박형준 부산시장. [사진 부산시]

15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발언하는 박형준 부산시장. [사진 부산시]

 
박형준 부산시장도 이날 사적모임 인원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부산형 방역’을 꺼내 들었다. 박 시장은 부산시청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로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코로나 확산세가 안정되는 시기에 같은 일행에 한해 평일 점심시간 만이라도 5인 이상 모임을 허용하는 방안을 정부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일 목욕은 허용하면서 월 목욕은 금지하는 등 불합리한 방역수칙은 계속 보완하고 일시적 매출 상승으로 정부 버팀목 자금 지원에서 제외되는 기준 등도 개선하도록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업소에서는 테이블 이격, 칸막이 설치, 방역수칙을 더욱 강화하고 시가 필요한 조치를 지원하겠다”며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방역과 경제의 균형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확산세가 안정되는 시기’와 ‘정부와 협의를 거쳐서’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의견을 무시할 없다는 뜻으로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부산은 집단감염이 나오면서 지난 2일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을 2단계로 격상하는 등 방역기준을 강화했다.  
 

오세훈 “'서울형 거리두기' 이번주에 골격”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시청에서 국무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시청에서 국무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독자 방역에 가장 먼저 나선 서울시는 이번주 중으로 ‘서울형 거리두기’의 골격을 마련한다. 자가검사키트 도입과 업장별 영업시간을 세분화하는 내용이다. 오 시장은 지난 13일 국무회의 직후 “간이검사키트 도입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과 식약처 등 ‘중앙정부와 협의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고 장점이 있는데, 행정을 바람직하게 하려면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해서 과학기술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의지에 따라 서울시는 시범사업 등 세부계획 마련으로 분주한 상태다. 이날 서울시는 “자가검사 키트 도입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전문가 자문회의를 진행한 결과 키트 도입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면서, 오세훈 시장의 ‘서울형 거리두기’가 탄력을 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날 코로나19 브리핑을 통해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자가검사 키트의 도입 방법, 적용 대상 등 세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이라며 “현재 보건복지부ㆍ질병관리청ㆍ식약처 등에서 자가검사 키트 사용을 위한 제반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이에 발맞춰 시범사업 시행 방법, 시기 등에 대해 중앙정부와 함께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혹스러운 정부 "중대본에서 조율·합의 먼저"

지자체의 이런 움직임에 정부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관계자는 지자체의 백신 자체 도입과 관련해 “검토해본 적이 없어 즉답하기 어렵다”며 “인플루엔자(독감) 등 다른 백신은 지자체가 알아서 구매해 쓰고 있지만, 코로나 백신의 경우 수입 규정 등에 문제가 없는지 법적으로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부산이라든지 특정한 지자체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 때에는 중대본 회의를 통해 충분히 조율ㆍ합의되고, (그 이후에) 조치가 취해지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원론적인 답변이지만, 중앙정부와 사전 조율 없이 대책을 내놓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중앙정부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서 생긴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은 “결국 중앙정부 무능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진작 화이자 백신을 구해와 접종했으면 지자체가 정부 방역정책과 다른 노선을 펼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자체 백신확보가 실질적으로 가능할지도 의문이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모든 국민이 함께 접종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모란ㆍ황수연ㆍ박사라 기자,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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