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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성윤 모셔온 운전사, 김진욱 비서관은 '이찬희 추천'

중앙일보 2021.04.15 05:00
14일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14일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지난 1월 취임 직후 여당 정치인의 아들인 김모 비서관(5급 상당 별정직 공무원)을 특채한 것은 대한변호사협회 추천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공수처장 후보로 김진욱 당시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초대 공수처장으로 추천하고 이후 여운국 공수처 차장을 추천한 것도 이찬희 당시 대한변협 회장이었다고 한다. 김 처장은 취임과 함께 공모 과정 없이 김 비서관을 자신의 비서관으로 특채했다.
 

여운국 차장도 이찬희 추천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1월 21일 출범하면서 당시 이찬희 회장이 이끈 대한변협의 추천을 받아 변호사 자격 소지자인 김 비서관(변호사시험 9회)을 특별 채용했다고 한다. 김 비서관은 김진욱 공수처장의 일정 관리와 업무 보좌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달 7일 김진욱 공수처장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황제 조사’할 당시엔 김 비서관이 공수처장 관용차인 1호차를 몰고 이 검사장을 ‘모셔’ 온 것으로 드러나 조명을 받기도 했다.
 

“특채 불법 아니나 가급적 공개채용 했어야”

당시 대한변협이 어떤 이유로 김 비서관을 추천했는지 불투명하다. 공수처 관계자는 “대한변협이 추천해주는 대로 따랐다”고만 설명했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전임 집행부 때 있었던 일이라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찬희 전 회장은 중앙일보의 수차례 전화와 문자 질의에 답을 하지 않았다.
 
이런 특별 채용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대통령령인 ‘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제3조의4(채용 절차)에 따르면 공수처가 비서관을 채용할 땐 공고와 심사 등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다른 어떤 국가기관보다도 높은 공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공수처의 성격을 고려하면 가급적 공개 채용 절차를 거쳐야 했다”는 비판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여권 한양대 인맥, 변협 통해 특채 힘썼나

법조계 일각에선 김 비서관이 여당 정치인의 아들이란 점 때문에 “여권이 대한변협을 통해 김 비서관 채용에 힘을 쓴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김 비서관의 아버지인 김모 변호사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한양대 법대 동문이자 사법연수원 동기(14기)다. 그는 또 지난 울주군수 선거 때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에 도전했다가 탈락하기도 했다. 아들인 김 비서관도 한양대 법대 출신이다.
 
김진욱 처장과 이찬희 전 변협 회장은 추미애 전 장관의 한양대 법대 77학번 동기인 이준범(연수원 12기) 변호사가 2005~2006년 서울변호사회 회장일 때 각각 공보이사, 재무이사로 함께 일한 인연도 있다. 이 변호사는 문재인 대통령, 조재연 법원행정처장(대법관)과 연수원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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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의혹에 대해 추 전 장관은 지난 3일 자신의 SNS에서 “내 모교 한양대는 수십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학교다”라며 “동문의 자제분이 공직에 취직하면 내가 다 알아야 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13일 오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양지청은 특혜 채용 고발 사건 수사 착수 

이 밖에 김 비서관은 울산 신정고,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을 나왔다. 법무법인 ‘이제’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김 비서관의 특혜 채용 의혹이 확산하자 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김재하)는 시민단체의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나선 상태다.
 
한편 김 처장은 비서관 특혜 채용 의혹과 더불어 ‘황제 조사’, ‘이규원 검사 사건(윤중천 면담보고서 조작 및 유출 의혹 사건)’ 뭉개기 논란 등이 커지자 불쾌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출근길 “이규원 검사 사건을 직접 수사할 건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선 “수사 중이다, 수사의 정의가 무엇인지 보라”고 말해 혼란을 일으켰다. 이후 공수처 대변인실은 “기록 검토 등 광의의 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미였을 뿐 직접 수사를 개시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직 직접 수사를 할지 검찰에 재이첩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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