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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정리” “그건 희망사항” 하긴한다는 야권통합, 온도차 왜

중앙일보 2021.04.15 05:00

“(합당에) 별로 장애 사유가 없다.”(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합당과 관련된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

 
통합을 논의 중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책임있는 이들이 14일 한 발언인데, 굳이 해석이 필요없을 정도로 온도가 극명하게 다르다. 한 쪽에선 “이르면 다음주 중 합당 문제가 정리될 것”(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라는데, 다른 쪽에선 “통합이란 목표에만 동의할 뿐 시기와 방식 등 각론에 대해선 아무 진전이 없다”(국민의당 핵심관계자)고 말한다. 그렇다면,  실제 통합 논의는 어디까지 와 있고, 양당의 속내는 뭘까.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역 앞에서 열린 증권가 순회 인사 및 합동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역 앞에서 열린 증권가 순회 인사 및 합동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선 합당, 후 전대” 언급 시작한 국민의힘

 
합당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잘 되고 있고, 머잖아 합칠 것”에 가깝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중진의원 연석회의 직후 “국민의당은 시ㆍ도당 의견을 묻는 절차를 진행 중이고, 우리 당은 금요일(16일)에 의원총회, 다음주 월요일(19일) 시ㆍ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의견을 확인하는 절차”라며 “지난 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만나서 들었을 땐 별로 장애 사유가 없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정진석 의원도 “통합 논의는 매우 순항중으로, 새 지도부가 구성되기 전에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간표도 거론되는데 ‘다음주 중 합당 선언’→‘실무 협상 진행’→‘통합 전당대회 개최’의 시나리오다. 현실화될 경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서는 모양새도 가능하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속도와 순항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11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안 대표가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만큼 통합 논의가 늦어질수록 안 대표를 고리로 야권 지지층의 원심력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이번 단일화 과정도 지난했는데, 다음 대선에서 안 대표가 다른 당 후보로 나와서 또 야권 단일화를 추진해야 하면 머리가 상당히 아플 것”이라며 “금전적으로나 실무적으로 큰 문제가 없을 때 빨리 합의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선 서울시장 선거 승리로 양당 간 통합의 동력이 살아있을 때 밀어붙이지 않으면 논의 자체가 지지부진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임기가 끝난 김종인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임기가 끝난 김종인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다음주 중 정리? 저쪽 희망사항”

 
국민의당은 이런 국민의힘에 대해 냉소적이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통합 시기는 예측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통합을 ‘결혼’에 비유하면, 결혼하기로 약속을 한 건 맞다. 그런데 언제, 어떻게 식을 진행할 건지, 어떤 사람들까지 함께 할 건지 등의 각론은 정리된 게 하나도 없다”면서다.
 
국민의당이 조심스러운 건 당 내부 사정과 양당의 덩치 차이에서 오는 불안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익명을 원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호남을 중심으로 한 일부 당원들의 거부감이 적잖은 건 사실”이라며 “보수를 표방하는 정당과 중도실용주의 노선인 우리 당이 합당을 하려면 국민의힘이 당헌ㆍ당규를 고치고 정강정책을 변경하는 등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지세가 적잖은 만큼 합당 과정에서 그 만큼의 존중이 있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강하다. 또 다른 국민의당 관계자는 “합당 발표할 때 양당이 모여 혁신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입당하는 것 마냥 고개 숙이고 들어오라는 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며칠 전 국민의당 주요 구성원들이 안철수 대표와 면담하는 자리에서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시절, ‘안철수 입당하라’고 요구만 하다가 총선에서 참패한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졌다고 한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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