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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회사 되려면…“다양한 직군의 직원이 마주치게 하라”

중앙일보 2021.04.15 00:03 경제 5면 지면보기
위워크 여의도역점 메인 라운지.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20% 성장했다. [사진 위워크코리아]

위워크 여의도역점 메인 라운지.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20% 성장했다. [사진 위워크코리아]

“누워서 노트북 작업을 할 수 있는 빈백 소파, 간식으로 가득 찬 냉장고, 유명 브랜드 커피를 제공한다고 저절로 애플의 기업 문화를 갖추는 게 아닙니다. 다양한 직군의 인재가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네트워크의 장(場)을 유도해야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전정주 위워크코리아 대표
비대면 근무 계속 활용되겠지만
우연한 아이디어, 모였을때 가능

전정주(사진) 위워크코리아 대표는 13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혁신적인 기업 문화를 벤치마킹하기 위해선 다양한 일을 하는 직원이 우연히 마주치도록 접점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예컨대, 스티브 잡스는 픽사 본사를 건축할 때 개발자·예술가·작가 등이 각자 일하다가도, 커피를 마실 때는 대면하도록 건물 중앙에 ‘만남의 광장’을 조성했다. 회의실·카페·편의점·화장실이 몰려 있어 모두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이곳을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의 잡담과 아이디어 덕분에 픽사는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집단이라는 명성을 얻게 됐다.
 
전 대표는 “잡스가 ‘사람은 우연히 자주 마주칠수록 창의적이 된다’는 철학으로 직원이 모이는 공간을 설계한 것처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직접 대면하는 업무는 혁신의 필수 요소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정주

전정주

전 대표는 한국은행을 시작으로 소시에테제네랄·리먼브러더스·노무라 등 미국 월스트리트의 금융기관을 거쳐 CJ E&M에서 영화 부문 미국 사업을 담당했다. 이때 한국의 기업 문화를 비판하는 『회사가 우리를 열 받게 하는 65가지 이유』를 출간했다. 이후 딜리버리 히어로 코리아의 최고전략책임자(CSO)에서 위워크 코리아 총괄 책임자(제너럴 매니저)로 지난해 4월 자리를 옮겼다.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된 지난 1년 동안 위워크코리아의 성과는 어땠나.
“위기가 오히려 기회였던 것 같다. 지난해 한국 매출은 20% 정도 성장했다.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플러스 성장이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기업 고객 비중이 큰 편인데, 코로나 때문에 분산 근무가 강조되면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공유 사무실을 많이 찾았다. 일부 팀을 떼어내 위워크 사무실에 입주시키는 방식으로 유연 근무를 시도했다.”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늘어났는데, 공유 사무실이 타격을 받지 않은 건 의외다.
“경제 봉쇄가 강력했던 미국·유럽과 비교해 한국은 상대적으로 상황이 괜찮았다. 공실률뿐 아니라 실제 이용률도 코로나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재택근무는 한시적이고, 코로나가 종식되면 모든 근무 형태가 제자리로 돌아갈 것으로 보나.
“재택근무와 줌(Zoom) 화상 회의의 장점을 경험했기 때문에 비대면 방식은 계속 활용될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지난해 4월 위워크에 합류하기 전 모든 면접 과정을 줌으로 대체했다. 이후 1년 동안 위워크 본사의 상사를 직접 본적은 한 번도 없지만, 한국의 전략을 세우고, 운영하는 데 큰 무리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이후로 사무실이 아예 없어지거나, 중요도가 축소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직원이 모여서 일하는 방식에는 분명히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장점인가.
“우연히 좋은 아이디어가 발생하는 일은 줌 화상 회의로는 어렵다. 서로 생각이 다른 직원들이 격의 없이 대화하며 프로젝트의 방향을 개선하거나 아예 새로운 아이디어로 바꾸는 등의 일은 직접 대면하는 업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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