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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지배구조 개편…통신·비통신 둘로 나눈다

중앙일보 2021.04.15 00:03 경제 3면 지면보기
박정호

박정호

SK텔레콤이 통신회사와 비(非)통신회사로 분할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신사업 확대에 나선다.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자회사 시총 120조인데 SKT 22조
“통신업에 가린 가치 인정 받겠다”
하이닉스·11번가·티맵, 신설사로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인프라를 맡는 ‘SKT 존속회사’와 정보통신기술(ICT) 투자 전문회사인 ‘SKT 신설회사’로 인적 분할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존속회사는 기존의 통신사업을 하면서 자회사로 SK브로드밴드 등을 둔다. 신설회사에는 SK하이닉스·ADT캡스·11번가·티맵모빌리티 등 ICT 계열사가 속한다. SK텔레콤은 추후 이사회 의결, 주주총회 등을 거쳐 연내 분할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명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2012년 인수한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 10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SKT의 지분(20.1%) 가치만 20조원이 넘는다. 원스토어와 ADT캡스·11번가 등 기업공개(IPO)를 앞둔 자회사 가치는 20조~30조원대로 평가받는다. 그런데도 SK텔레콤의 지난달 말 기준 시가총액은 22조원대다. 회사 측은 “통신이라는 업종에 가려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새로운 우산’이 필요했다”며 “회사 분할은 미래 성장을 가속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설회사를 통해 과거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투자,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를 진행했을 때보다 더 활발한 투자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SKT 어떻게 바뀌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SKT 어떻게 바뀌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신설회사를 그룹의 지주회사인 SK㈜와 합병할 것이라는 시장 관측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SK㈜와 합병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번 분할을 통해 SK하이닉스의 투자나 M&A 때 제약 요소가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의 역할이 투자와 M&A 등을 통한 시너지를 내는 것인 만큼 신설회사를 통해 SK하이닉스와 ICT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이날 SK텔레콤의 주가는 2.17% 내린 29만3500원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업구조 재편 추진을 공식화한 후 최근 열흘간 16% 상승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존속법인)을 원하는 투자자와 ICT 사업의 성장성(신설법인)을 바라는 투자자를 동시에 흡수할 수 있는 이벤트”라고 분석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신설회사와 SK㈜ 간 합병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도 시장의 관측이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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