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00일 남은 도쿄올림픽 …NYT "끔찍한 타이밍" 대유행 경고

중앙일보 2021.04.14 13:35
도쿄 올림픽이 14일로 딱 100일을 앞두게 됐다. 하지만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개최 강행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7월 23일 개막 앞두고 일본엔 4차 유행
대표선수 선발 20%뿐…의료진 확보 난항
난감한 일본 대신 나선 IOC "확실히 개최"
NYT "끔찍한 타이밍…재고해야 할 때"

14일 도쿄 하치오지시에 세워진 오륜마크 옆에서 포즈를 취한 도쿄올림픽 마스코트 미라이토마. [로이터=연합뉴스]

14일 도쿄 하치오지시에 세워진 오륜마크 옆에서 포즈를 취한 도쿄올림픽 마스코트 미라이토마.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에서는 13일 오사카(大阪)부에서만 처음으로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는 등 뚜렷한 코로나 4차 유행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사카부가 1099명, 도쿄(東京)도에서는 510명 등 전국적으로 3455명의 하루 확진자가 나왔다. 감염자수가 비교적 적은 화요일 기준으로는 전국 11개 도시에 긴급사태가 발효 중이던 지난 1월 26일 이후 최다다. 
 
이로 인해 13~14일 오사카 지역에서 진행되는 올림픽 성화 릴레이는 관중 없는 '반쪽짜리' 행사로 열렸다. 도로를 달리는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텅 빈 만국박람회(엑스포) 기념공원에서 주자들이 약 200m씩 설정된 15개 구간을 나누어 달리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본에서는 현재 오사카부와 효고(兵庫)현, 미야기(宮城)현에 지난 5일부터, 도쿄와 교토(京都)부, 오키나와(沖縄)현에는 12일부터 긴급사태 선언 전 단계인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이하 중점조치)'가 적용된 상태다. 음식점 등은 오후 8시까지만 영업하고 시민들에게는 불요불급한 외출 자제가 요청된다.
 

올림픽 고려해 긴급사태 발령 안 할 듯 

도쿄올림픽은 오는 7월 23일 개막해 8월 8일 폐막한다. 본격적인 준비가 진행돼야 할 시기지만 여기저기서 잡음이 들려온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4월부터 실시하려 했던 각 종목의 테스트 대회는 선수 입국 등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전면 취소됐다. 14일 NHK에 따르면 일본 대표선수 선발 역시 총 600명 안팎을 뽑아야 하는데, 현재까지 20%가 채 되지 않는 137명만 결정됐다. 

14일 일본 오사카에서 성화 주자가 관중 없는 공원을 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14일 일본 오사카에서 성화 주자가 관중 없는 공원을 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더 심각한 문제는 의료진 확보다. 조직위는 올림픽·패럴림픽 기간 중 하루 의사 300명, 간호사 400명 등 총 1만명의 의료종사자가 필요할 것으로 상정하고 있지만, 의료기관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늘어나는 코로나19 환자와 백신 접종 필요인력 등을 고려할 때, 올림픽에까지 파견할 의료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점조치 적용에도 감염자가 줄지 않자 오사카부는 정부에 '긴급사태 선언' 재발령을 요청하겠다고 밝혔지만, 정부는 난색을 보이는 상황이다. 현재 상황에서 다시 긴급사태 선언이 내려질 경우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코로나 대책을 책임지고 있는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상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중점조치나 긴급사태가 내려진 상태에서도 올림픽을 열 수 있겠는가"라는 야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가정에 기반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며 회피했다. 도쿄신문은 "감염을 확실히 억제한 후 올림픽을 열겠다"고 답해왔던 일본 정부의 태도가 바뀌었다며 "감염이 아무리 확산돼도 올림픽을 열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가디언 "쇼는 계속돼야 하나?" 

난감한 상황에 처한 일본 정부 대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나섰다. 데이비드 고츠 IOC 조정위원장은 도쿄올림픽 개최 D-100일 기념 영상에서 "대회는 확실히 개최된다. 나는 이번 올림픽이 가장 안전한 대회가 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올림픽 중지를 요청하는 기사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올림픽을 재고(再考)해야 할 때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현재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은 올림픽을 개최하기엔 "끔찍한 타이밍"이라고 지적했다. 또 IOC와 일본 정부가 이를 강행할 경우, "3주간의 대감염 이벤트(a three-week superspreader event)"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가디언지도 12일자에 '쇼가 계속될 필요가 있을까'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가디언은 현재 전세계적 감염 상황에서 "일본과 IOC는 대회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보라"고 지적하면서 "올림픽 대회 취소는 실망과 경제적 손실을 안기겠지만 이는 올림픽이 팬데믹을 악화시킬 리스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