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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도 않은 정치 얘기 속사포로" 동창에 털어놓은 尹 진심은

중앙일보 2021.04.14 12:00
14일 출간된 『윤석열의 진심』 표지. [사진 체리M&B]

14일 출간된 『윤석열의 진심』 표지. [사진 체리M&B]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교 동창이 쓴 『윤석열의 진심』(체리M&B)이 14일 출간됐다. 저자는 윤 전 총장과 충암고등학교 동기동창인 이경욱(61)씨. 이씨는 충암고와 한국외대를 졸업하고 198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합뉴스 기자로 일했다. 이씨는 윤 전 총장의 총장 재임 시절이던 지난해 9월의 한 토요일에 서울 서초동 냉면집에서 만나 대화한 3시간을 책으로 옮겼다.
 
기자 시절 국세청 출입 등 경제 분야를 오래 담당했다는 저자는 윤 전 총장에 대해 “경제에 문외한이 아니었고 뼛속까지 늘공(늘 공무원)도 아니었다. 비전을 말하는 동안 에너지가 넘쳤다”고 했다. 책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나는 자유시장경제를 존중한다”며 “기업이 자유롭게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다. 저자는 “(윤 전 총장이) 대학 때부터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지지해 왔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고 썼다.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도 다시 언급했다고 한다. 2019년 7월 검찰총장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가치관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으로 꼽았던 도서다. 1980년 나온 이 책은 재산권을 부정하고 시장원리를 거스르는 국가가 결코 번영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정치와 관련해서는 ‘의회 중심주의’ ‘의회 민주주의’를 여러번 언급했다고 했다. “의회가 민주주의의 중심이 되고 국민의 대의기관인 의회가 살아나 제 기능을 발휘해야 진정한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이해했다.” 미국의 양당제, 영국의 의회 중심 체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책은 전하고 있다.
 
저자와 윤 전 총장은 고교 졸업 이후 이날 처음 만났다.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지금은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솔직히 궁금해” 다른 친구에게 전화번호를 얻어 만나자 연락했다고 한다. 곧바로 답장을 보내 약속을 잡은 윤 전 총장은 저자에게 “(고교 때) 네 뒷자리에 앉았다”며 기억을 떠올렸다. 또 식사를 빠르게 마치자마자 묻지도 않았는데 정치와 경제에 관한 견해를 풀어냈다고 했다. 개인적 이야기도 했다. 법학교수를 꿈꿨지만 실무 경험을 위해 사법시험에 9번 응시한 경험, 늦깎이 검사로 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이 된 스토리,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져 집 앞 산책이 힘들어진 상황까지 자세히 설명했다. 저자는 “그가 “'정말 기가 막히게, 운 좋게 중앙지검장이 된 것 같다'고 했다"며 "수사 할 때가 가장 행복했다 했다”는 대화도 전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 또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해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라는 구체적인 단어는 전혀 등장하지 않았고,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검찰총장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썼다. “그는 공직자이기에 운신의 폭이 좁았고, 문재인 정부와의 불편한 동거에서도 자유롭지 않았다. 하지만 그 불편함 속에서도 앞을 헤쳐 나갈 혜안도 차곡차곡 챙겨나가는 듯했다.”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과 관련해 저자는 “그가 숱하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음을 직감했다”고 했다. 검찰총장 사임 후에는 ‘요즘 여기저기서 숱한 의견 받겠지. 공부 엄청 해야 해’라는 카톡을 보내니 ‘고맙네’라는 답변이 빠르게 돌아왔다고 한다. 저자는 “지금까지 그를 다시 볼 수 없었지만 이 책을 발간해 그에 대해 궁금해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료로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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