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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세계패권 걸린 반도체전쟁..낀 삼성

중앙일보 2021.04.13 20:39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반도체생산업체들과 화상회의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웨이퍼를 들고 중국과의 패권경쟁을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반도체생산업체들과 화상회의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웨이퍼를 들고 중국과의 패권경쟁을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 12일 삼성과 대만 TSMC 불러 '반도체 전쟁' 선포
미국 중국 패권경쟁 최전선 '반도체'..한국정부 차원의 전략 시급

 
 
1.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만드는 웨이퍼를 든 모습이 이색적입니다. 원래는 미국 상무장관이 주재할 회의였는데, 무게를 더하기위해 안보보좌관이 참석하기로 했다가, 급기야 막판에 바이든이 직접 세계 반도체 제조업체 대표들과 화상회의를 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공장에 있어야할 웨이퍼를 들고나온 모습은 마치‘세계 반도체 전쟁’을 선포하는 듯합니다.  
 
2.그 의미를 알기에 전세계가 주목했습니다. 실제로 이날 회의는 산업 통상 차원이 아니라 세계적 헤게모니 전쟁의 맥락에서 열렸습니다. 미국이 중국의 패권도전에 대응하기위해 동맹군을 집합시킨 겁니다. 미국기업 외 집합대상은 한국의 삼성과 대만의 TSMC입니다. 반도체생산 세계 1,2위기업이자 미국의 중국봉쇄 파트너 국가 소속입니다.  
 
3.바이든은 이 회의에서 분명히 말했습니다. ‘중국이 세계적 반도체 공급망을 지배하려는 공격적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20세기처럼 21세기에도 미국이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중국의 도전이 곧 ‘반도체 굴기’며 미국의 응전 역시 ‘반도체 장악’입니다.  
 
4.반도체가 세계패권경쟁의 승부처인 셈입니다. 미국이나 중국이나 모두 그렇게 생각합니다. 중국 시진핑이 지난달 양회에서 14차 5개년계획의 핵심사업으로 ‘중국제조 2025’를 내세운 것이 그 얘기입니다. 바이든이 12일 동맹군을 집합시킨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날 바이든의 발언은 최근 미국내에서 논의가 활발한 중국봉쇄전략의 골자입니다.

 
5.미국이 중국에게 패권을 뺏기지 않기위해 반드시 지켜야할 분야가 첨단기술(Core Tech)이라고 생각합니다. AI(인공지능) 5G(차세대이동통신) 빅데이터 등에서 미국은 3년에서 7년 정도 중국보다 앞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심하다가는 시진핑의 약속‘중국제조 2025’에 따라 추월당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추월이란 의미로 ‘leap frog’란 단어를 쓰더군요. 미국이 구부린 사이 중국이 등을 짚고 뛰어넘는다..는 의미입니다. 중국이 미국을 도약의 발판 삼아 뛰어넘어 헤게모니를 뺏어간다는 뉘앙스라..꽤 불쾌한 느낌이죠.

 
6.첨단기술은 경제산업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패권경쟁에선 군사력과 직결되기에 더 중요합니다.미국이 집중연구중인 미래전쟁은 로봇전쟁입니다. 전투기나 탱크, 심지어 전함까지 무인입니다. 테크의 차이가 곧 전장의 승패를 좌우합니다. 미국은 국제전략을 만들 때 늘 최후의 수단인 전쟁을 가정합니다.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얼마나 빨리 통신하느냐..모두 반도체 성능이 결정적입니다.  
 
7.중국이 지금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으면서도 첨단기술에서 뒤쳐져 있는 건 기본적으로 미국의 견제 때문입니다. 미국은 IT강국으로서 첨단기술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가는 걸 막아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도 중국 반도체업체들에 대한 규제를 했습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더 철저합니다. 트럼프 시절 규제는 즉흥적이고 일관성이 없어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합니다. 그래서 보다 장기적인 전략 아래 일관성 있게, 효율적으로 기술유출을 막겠다는 겁니다.  
 
8.효율적인 봉쇄방안에 필수불가결한 포인트가 동맹강화입니다. 미국이 사실상 반도체생산을 위탁하면서 기술과 장비를 지원해준 나라가 한국과 대만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삼성과 TSMC에‘기술ㆍ인력유출 방지’를 요구할 겁니다.  
중국 역시 이런 미국의 전략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왕이 외교장관이 지난달 정의용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 ‘첨단기술분야 협력’을 강조한 것입니다. 정의용이 협력에 동의해주었는데, 한달만에 바이든이 직접 막고 나선 모양새입니다.

 
9.중국은 최악의 경우 스스로..당과 국가가 나서‘반도체 굴기’를 이루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전체주의 국가경제시스템에선 IT가 번창할 수 있는 창의적 환경조성이 어려우니까. 그래서 지금까지도 중국은 IT관련 기초연구개발이 부실했고, 미국 기술을 베끼거나 훔치는데 의존해왔다고 봅니다.

 
10.반도체전쟁이 이처럼 패권경쟁의 최전선이니..미국과 중국의 압박이 양쪽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질 겁니다.  
짧게 보더라도 시진핑 시대엔 풀리지 않을 듯합니다. 시진핑은 이미 패권을 선언했고, 2022년 20차 당대회에서 재집권에 성공할 겁니다. 10년 더..

사이에 낀 삼성이 난처하게 됐습니다. 개별 기업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부가 나서야 하는데..문재인 정부는 중국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정작 헤게모니를 쥔 쪽은 미국인데..
〈칼럼니스트〉
202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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