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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그럼 동해서 잡은 오징어는요?

중앙일보 2021.04.13 15:58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오염수를 담아둔 대형 물탱크가 늘어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오염수를 담아둔 대형 물탱크가 늘어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13일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사고 이후 발생한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본은 물론 인근 한국 등 인접국 정부와 시민도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바다로 방류된 오염수가 해류를 따라 퍼지면서 인접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염수는 일본 정부의 말대로 정말 안전한 걸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궁금증을 정리했다.
 

①일본 정부가 방류하려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폭발사고가 발생했고, 녹아내린 원자로 격납용기 내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뿌렸던 물이 쌓인 것이다. 여기에는 방사성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 지난 10년 동안 빗물과 지하수가 더해지면서 오염수의 양은 지난달 중순 기준으로 125만㎥가 넘는다. 지금도 하루 140㎥씩 늘어나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오염수에서 핵물질 저장 장치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사용해 삼중수소(트리튬)을 제외한 방사성 물질을 걸러낸 뒤 원전 부지 내 저장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삼중수소는 대부분 물(H2O) 분자 내 수소 원자 형태로 존재하고, 삼중수소가 들어간 물과 일반 물은 성질이 거의 똑같아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
 
체내에 들어온 삼중수소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등 생체 구성 물질로 전환될 수 있다. 반감기가 12.3년인 삼중수소가 체내에서 붕괴하며 방사선(베타선)을 방출하면 내부 피폭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DNA 등 유전자가 변형돼 암을 일으키거나 생식기능 저하 등 인체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한편, 일부 오염수에는 코발트-60, 스트론튬-90 등 다른 방사성 물질도 남아있다. 이들은 반감기가 길고, 해저 퇴적물이나 어류 몸속에 잘 쌓여 사람과 환경에 잠재적으로 훨씬 위험하다. 
 

②오염수 방류, 어떻게 진행되나?

일본 정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 공식 결정.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일본 정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 공식 결정.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결정했다고 해서 당장 바다에 오염수를 버리는 것은 아니다. 오염수 방출 시설을 지어야 하고,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승인 등의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방출은 2년 뒤가 될 전망이다.
 
일단 방류가 시작되면 일본 정부는 폐로(廢爐) 작업이 완료되는 2041~2051년까지 20~30년에 걸쳐 오염수를 꾸준히 바다로 내보낸다. 다만 오염수 배출 전에 다핵종제거설비(ALPS) 등을 이용해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고,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트리튬)는 기준치의 40분의 1로 농도를 희석해 방출한다는 계획이다. 
 

③자국민 70%가 반대하는데도 일본 정부가 강행하는 이유는?

'사요나라 원자력발전 1천만인 행동(액션) 실행위원회'가 1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 앞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요나라 원자력발전 1천만인 행동(액션) 실행위원회'가 1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 앞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올림픽을 3개월여 앞두고 해양 방출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건 결정을 더 미룰 경우 오염수를 저장할 공간이 없고 원전 폐로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오염수는 1050기의 저장 탱크에 보관하는 데 지난달 중순 기준 약 125만t이 채워졌다. 저장 가능 공간 약 137만t의 약 91% 수준이다. 일본 정부는 내년 가을이 되면 더는 오염수를 보관할 공간이 없다고 보고 오염수의 방류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스즈키 카즈에 그린피스 일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일본 정부는 원전 부지와 주변 지역에 오염수를 저장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에는 등을 돌렸다”며 “오염수를 장기간에 걸쳐 저장하고 처리하면서 방사능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 대신, 오염수를 태평양에 쏟아버린다는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현재 저장 탱크 속에 보관 중인 오염수 125t의 삼중수소 방사능 총량은 약 860조 베크렐(㏃)로 추정된다. 리터당 평균 58만㏃ 수준으로 일본 배출 기준치인 리터당 6만㏃을 넘어선다. 
 
일본 정부는 삼중수소를 바닷물로 400~500배 희석해 일본 국가 기준치의 40분의 1, 세계보건기구(WHO) 식수 기준의 7분의 1까지 농도를 낮춰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방출 후에는 해양의 삼중수소 농도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해 투명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④미국은 왜 오염수 방류를 지지하는 건가?

지난해 12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미국은 IAEA의 결정에 근거해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은 즉각 지지 입장을 내고 "국제적으로 용인되는 핵 안전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본 정부가 몇 가지 선택지와 효과를 면밀히 검토해왔으며 국제 규범을 준수하고 투명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⑤오염수가 방류되면 국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22일 오전 부산 동구 정발장군 동상 앞에서 열려 참가한 영남권 환경운동연합 대표들이 기자회견 뒤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22일 오전 부산 동구 정발장군 동상 앞에서 열려 참가한 영남권 환경운동연합 대표들이 기자회견 뒤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후쿠시마는 일본의 동쪽에 있어 방류된 오염수는 구로시오 해류를 따라 태평양으로 이동한다. 이후 미국과 적도를 거쳐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 아시아로 되돌아온 뒤에 대마난류(아시아로 돌아왔을 때 동해와 서해로 갈라지는 해류)를 타고 제주도와 한반도로 유입된다.
 
2012년 독일 헬름홀츠해양연구소가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배출된 세슘-137 확산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한국의 해역에 유의미한 농도의 세슘-137이 도달하기까지는 방출 뒤 약 5년이 지난 후가 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오염수가 국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정부와 연구기관에서도 아직 확실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객관적인 영향을 파악하려면 방출량과 농도 등의 정보를 토대로 시뮬레이션 분석을 해야 하는데 일본 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내놓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⑥수산물 안전에는 영향이 없을까?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출 결정을 내린 1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수산시장 관계자가 일본산 참돔을 대상으로 방사능 측정을 하고 있다. 노량진 수산시장 관계자는 "일본산 수산물을 대상으로 주 3회 방사능 측정을 하고 있다"면서 "노량진에서 판매되는 수산물 중 일본산은 3%도 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스1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출 결정을 내린 1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수산시장 관계자가 일본산 참돔을 대상으로 방사능 측정을 하고 있다. 노량진 수산시장 관계자는 "일본산 수산물을 대상으로 주 3회 방사능 측정을 하고 있다"면서 "노량진에서 판매되는 수산물 중 일본산은 3%도 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스1

후쿠시마 어민들은 후쿠시마 어업에 "궤멸적인 피해가 올 것"이라며 방류를 반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은 금지하고 있으나, 그 외 지역의 수산물은 방사능 검사 후 수입하고 있다.
 
오염수 내 방사성 물질이 바닷물에 충분히 희석되기 때문에 수산물을 거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관측이지만, 안전성을 100% 담보하긴 어렵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대비해 올해부터 제주도 연안에 대한 방사성물질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 전역에서 생산된 수산물은 전면 수입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좌민석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본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강행할 경우 자국 내 주변 바다가 방사능으로 오염돼 해양생물 체내 축적 및 폐사 등이 발생하고, 오염수가 해류를 따라 제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연안으로 유입되면 해양생태계와 수산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⑦국내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을 방류하는 것과 어떤 차이 있나?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월성 원전의 경우 2019년 액체 방사성 폐기물을 6700분의 1로 희석해 방류했는데 방사성 물질 평균 농도는 L당 13.2베크렐(Bq)이었다. 후쿠시마의 경우 오염수를 1500Bq/L로 희석해 방류하겠다고 했는데, 방류수 농도가 월성 원전의 100배 이상이 되는 셈이다.
 
월성 원전의 경우 2019년 한 해 총 31조3000억 Bq에 해당하는 액체 방사성 물질을 방류했다. 후쿠시마 오염수에는 총 860조 Bq의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다. 후쿠시마에서 연간 방류하는 방사성 물질 총량을 월성원전 수준에 맞춘다면, 27년이 걸린다. 
 
물론 방사성 물질이 든 오염수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방류 기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천권필·이민정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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