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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포스트 메르켈···'코로나 헛발질'이 독일 연정 흔든다

중앙일보 2021.04.13 15:33
 아르민 라셰트 기민당대표와 마르쿠스 죄더 기사당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아르민 라셰트 기민당대표와 마르쿠스 죄더 기사당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독일 집권 여당인 기독민주당(CDU)과 기독사회당(CSU)의 연정(聯政)구도까지 흔드는 분위기다.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는 지난 1월 다수당인 기민당 대표로 선출되며 유력한 '포스트 메르켈'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인해 집권 여당인 기민·기사 연합의 지지율이 급락하며 변화가 생겼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마르쿠스 죄더 기사당 대표에게 기회가 생기는 분위기다.
 
12일(현지시간)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 등 현지매체는 라셰트 대표와 죄더 대표가 전날 기민·기사 연합의 원내 수뇌부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총리 후보 도전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독일 연방의원 총선거(9월 26일)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총리 후보 결정을 놓고 두 정당 간 힘겨루기가 진행되는 모양새다.
 
라셰트 기민당 대표는 "나라가 이런 와중에 총리가 퇴임하는 만큼, 기민당과 기사당 간에 최대한 일치를 이뤄내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고, 죄더 기사당 대표는 "기민당이 나를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면 나도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연방의원 의석수는 기민당이 200석, 기사당은 46석을 차지하고 있다. 다수당 대표가 총리 후보로 이어지는 전례에 따라 라셰트 기민당 당대표의 총리 후보 직행이 예상됐지만 최근 변수가 생겼다. 여권 정치인들이 공공 마스크 조달사업의 대가로 뒷돈 받은 '마스크 스캔들', 코로나 19 재확산과 봉쇄 조치의 여파로 여권 지지율이 요동쳤기 때문이다.
 
독일 일요지 빌트암존탁이 지난 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민·기사당 연합의 지지율은 26%를 기록했다. 지난 1월 36%에서 크게 떨어진 수치로 라셰트 대표 취임 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분위기다. 기민당은 지난 3월 치러진 두 곳의 주의회 선거에서도 참패한 바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도 라셰트 대표에 불리한 분위기다. 독일 방송 RTL과ntv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포르자(forsa)가 7~10일 진행한 차기 총리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36%를 기록한 죄더 대표가 1위를 차지했다. 로베르트 하벡 녹색당 공동 대표가 11%로 뒤를 이었으며, 아나레나 배어복 녹색당 공동대표와 올라프 숄츠 사회민주당 대표가 각각 1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라셰트 대표의 지지율은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최근 여론조사에서 라셰트 대표보다 큰 지지율을 얻고 있는 죄더 대표를 지지하는 기민당 의원들이 나오고 있다"며 "죄더 대표가 9월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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