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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7개월 걸렸다, 코스닥 다시 1000

중앙일보 2021.04.13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닥 지수가 전날보다 11.26포인트 상승한 1000.65를 나타내고 있다. [뉴스1]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닥 지수가 전날보다 11.26포인트 상승한 1000.65를 나타내고 있다. [뉴스1]

코스닥 지수가 20년 7개월 만에 1000선을 돌파했다. 12일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14%(11.26포인트) 오른 1000.65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1000을 넘은 건 정보기술(IT) 거품이 발생했던 2000년 9월 14일 이후 처음이다. 12일 코스닥 시장에선 외국인이 362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은 411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말보다 25조5000억원 늘었다.
 

시총 411조 사상 최고치도 경신
2000년 ‘IT 거품’ 때 2834 찍고 급락
개인 올해만 5.3조 순매수 원동력
제약·바이오·게임주 상승세 주도

코스닥 지수는 2000년 3월 2834.4까지 치솟았지만 IT 거품이 꺼지면서 6개월 만에 500선 아래로 급락했다. 이후 박스 안에서 튕기는 공처럼 200~900선을 오르내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형’(코스피)을 따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3일 9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1월 26일 장중 1000선(1007.52)을 뚫었다. 당시에는 장 마감까지 지수 1000선을 지키진 못했다.
 
‘천스닥’(코스닥 1000)을 이끈 건 개인 투자자였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서 16조3176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개인은 올해 들어서도 5조3390억원을 순매수했다. 대형주 위주의 주가 상승세가 주춤한 사이에 개인 매수세가 중소형주로 옮겨갔다. 제약·바이오와 게임주가 코스닥 상승세를 주도했다.
 
20년7개월 만에 1000 돌파한 코스닥.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0년7개월 만에 1000 돌파한 코스닥.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진단 키트 제조업체 씨젠의 주가가 최근 나흘간 35% 올랐다. 지난 8일 이사회에서 무상증자를 결의한 것과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을 추진한다는 소식도 호재였다. 코스닥 시가총액 4위인 펄어비스(게임)는 이달 들어 9.2%, 시가총액 6위인 에코프로비엠(2차 전지)은 10.7% 올랐다.
 
과거와 비교하면 코스닥 시장을 주도하는 업종이 다양해졌다. 1999년 말에는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중 9개(우선주 제외)가 IT 업체였다. 이동통신사인 한통프리텔(시가총액 1위)과 한통엠닷컴(2위)·하나로통신(3위)·새롬기술(4위)·한글과컴퓨터(5위) 등이 코스닥 대표 종목이었다. 최근에는 바이오·게임·엔터테인먼트와 2차 전지, 반도체 등 여러 업종이 코스닥 지수를 받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지수가 20년 만에 1000선을 웃돈 것은 시장이 그간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통해 내실 있게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의 올해 순이익 추정치는 약 7조2000억원이다. 1년 전보다 50% 넘게 증가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외국인이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을 사는 패턴을 보인다. 나스닥 등 미국 증시가 크게 출렁이지 않으면 외국인 매수가 이어지며 지수도 상승 흐름을 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5월 3일부터 코스닥150 등에 한해 공매도가 재개된다. 이 이슈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바이오 기업의 주가를 올린 재료에 연속성이 없다. 코스닥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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