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샤워실서 90분 버티기도"…남양주 화재 중상 없었던 이유

중앙일보 2021.04.11 15:30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주상복합건물 1층 상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10시간 만인 11일 오전 2시 37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11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화재로 주민 등 41명이 연기를 마시고 이 가운데 22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다행히 중상 등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불로 긴급 대피한 주민 81명은 학교 강당과 마을회관 등 4개 시설에서 밤을 보내야 했다. 상당수 주민은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친지 집 등지에서 밤을 보냈다.  
 
불이 난 건물은 지상 18층, 지하 3층 규모다. 지상 필로티와 지하 2∼3층은 주차장으로 사용되며 지하에는 대형마트도 입점해 있다. 지상 2층은 스포츠센터와 음식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상가 위로는 360가구 1200여 명이 거주하는 아파트가 있는 구조다. 화재 당시 인근의 경의·중앙선 도농역 전철 역사 내로 연기가 들어차 열차가 정차하지 않고 7시간여 동안 통과했다. 열차 운행은 10일 오후 4시 44분부터 오후 11시 56분까지 중단됐다.
지난 10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중이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중이다. 연합뉴스

샤워실 1시간 30분 대피 50대 구조돼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생활안전팀 김찬수 소방장은 11일 “이번 화재는 규모에 비해 큰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점에서 무척 다행스럽다”며 “소방관들이 화재 직후 연기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신속하게 아파트 내부에 대한 인명 수색 작업을 벌여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을 구조한 것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50대 여성은 연기를 흡입한 채 미처 밖으로 피하지 못하고 아파트 샤워실로 대피해 열기를 식히기 위해 수돗물을 틀어놓고 1시간 30분가량 피신하던 중 구리소방서 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며 “이 여성은 구조 당시 소방관이 휴대하고 간 보조 공기호흡기를 얼굴에 쓴 채 아파트를 가까스로 빠져나왔다“고 설명했다.
 

주차 차량 20여 대 불길 번져 거대한 검은 연기

소방 당국은 “불이 난 주상복합건물의 상가가 위쪽의 아파트와 분리된 구조여서 불과 연기가 아파트로 곧바로 번져 올라가지 않은 것도 큰 화재와 인명피해를 피할 수 있었던 이유로 추정된다”며 “아파트 주민들의 신속하고 질서 있는 대피도 인명 피해를 줄인 이유”라고 말했다.
11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 차량이 전소되어 있다.   전날 오후 이곳 1층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해 큰 인명피해 없이 10시간 만에 진화됐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 차량이 전소되어 있다. 전날 오후 이곳 1층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해 큰 인명피해 없이 10시간 만에 진화됐다. 연합뉴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지난 10일 오후 4시 29분쯤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주상복합건물 1층 중식당 주방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불은 1층 상가와 필로티 주차장, 2층 상가 등으로 옮겨붙었다. 필로티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20여 대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펑,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상공 수백 m까지 치솟았다. 이 거대한 검은 연기는 주상복합건물 주변을 온통 뒤덮고. 수㎞ 거리에서도 목격될 정도였다. 이 주상복합건물 화재와 관련해 소방 당국에는 모두 224건의 화재신고가 접수됐다.
 
불이 나자 상가와 마트 등에 있던 수백 명이 긴급 대피했다. 상가 위 아파트에 있던 주민들도 잇따라 대피했다. 하지만 상가와 아파트에서 밖으로 대피하거나 미처 피하지 못하고 아파트에 있던 주민 등 41명이 연기를 흡입하는 피해를 보았다. 이들 가운데 22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다행히 가볍게 연기를 흡입한 이들은 입원 당일인 10일 모두 퇴원했다.  
지난 10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건물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퍼지고 있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지난 10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건물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퍼지고 있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22명 병원 치료 후 퇴원

경찰의 인명 수색 결과 추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산피해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피해면적이 넓어 피해액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불이 나자 소방 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헬기 3대 등 장비 169대와 소방과 경찰, 공무원 등 958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소방 당국은 10일 오후 11시 30분 큰 불길을 잡고 초기 진화에 성공한 데 이어 11일 오전 2시 37분 진화를 마쳤다.
 

12일 화재 원인 조사 합동 화재감식 예정  

4개 동으로 된 건물은 저층부와 필로티 주차장이 트여 있어 불길이 쉽게 번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기 위해 12일 오전 10시 합동 화재감식을 진행할 방침이다. 스프링클러와 화재경보기의 정상 작동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전익진·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