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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알리바바에 벌금 3조원…反독점법 사상 최대

중앙일보 2021.04.11 11:23
지난해 10월 상하이 와이탄 금융포럼에 참석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웨이보 캡처]

지난해 10월 상하이 와이탄 금융포럼에 참석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웨이보 캡처]

지난 10일 중국 규제 당국이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그룹에 182억2800만 위안(약 3조1111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거래처에 알리바바 경쟁 업체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강요하고 입점 규칙과 검색 알고리즘 등을 악용한 것이 독점을 금지한 반(反)독점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중국에서 반독점법 위반으로 부과된 벌금으로 사상 최대 액수다.  
반독점법을 관할하는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에 따르면 벌금 액수는 알리바바의 지난 2019년 중국 내 매출액(4557억1200만 위안)의 4%에 해당한다. 지난 2020년 4분기 순익 779억 위안의 약 20%에 해당하는 액수다. 지금까지 반독점법 위반으로 부과된 벌금 최고액은 2015년 반도체 업체 미국 퀄컴사가 지급을 명령받은 60억8800만 위안(1조382억원)이었다.

경쟁사 입점 금지 '양자택일' 강제 혐의 처벌
2019년 매출액 4% 지난해 4분기 이익 20%
알리 주가 30% 떨어져 추가 하락 여지 적어

알리바바는 이날 “중국 당국으로부터 행정처분 결정서를 오늘 받았다. 알리바바는 이번 결정을 성실히 받아들이며 벌칙을 따르겠다”며 “내부 법령 준수 시스템을 한층 강화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10일 알리바바 그룹이 중국 시장감독 당국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부과한 3조원대 벌금을 성실히 납부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알리바바 홈페이지 캡처]

10일 알리바바 그룹이 중국 시장감독 당국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부과한 3조원대 벌금을 성실히 납부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알리바바 홈페이지 캡처]

중국 당국은 지난해 10월 말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가 중국 규제 시스템을 비판한 뒤 알리바바에 대한 본격적인 전방위 조사에 착수했다. 11월 알리바바 산하 금융계열사인 앤트 그룹 관계자를 약담(約談·사전 약속을 잡아 진행하는 조사와 교육)한 직후 홍콩·상하이 주식시장 상장이 연기됐다. 알리바바는 이번 벌금 부과 전에 이미 지난해 말 과거 백화점 업체 인타이리테일(銀泰商業)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했다며 벌금 50만 위안(8500만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당국은 지난해 12월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저장성 항저우시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 등을 수색해 입건을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 당국 발표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2015년부터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경쟁업체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입점 기업에 요구해왔다. ‘양자택일’로 불리는 강요 행위가 상품이나 서비스의 자유로운 유통을 방해해 소비자와 경쟁 기업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당국은 판단했다.  
당국은 또한 알리바바에 대해 법규 준수 수준을 제고하기 위해 내부 관리 강화 등을 요구했다. 향후 3년간 법령 준수에 대한 보고서를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서구 언론은 알리바바가 보유한 언론 관련 지분을 처분하도록 당국의 압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매각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주식 시장에 상장된 알리바바 홀딩스 주가. 지난해 10월 최고치 이후 약 30% 가량 하락한 상태다. [대신증권 사이보스 캡처]

홍콩 주식 시장에 상장된 알리바바 홀딩스 주가. 지난해 10월 최고치 이후 약 30% 가량 하락한 상태다. [대신증권 사이보스 캡처]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일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사업 전망이 어둡다고 보도했다. 거래처 일각에서 알리바바와 거래를 끊지는 않겠지만, 지금보다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중국 증권가에서 이번 과징금이 이미 알리바바 주가에 반영됐다며 향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롼쯔시(阮子曦) 중국 퉁하이(通海)증권 투자전략 담당은 11일 홍콩 명보에 “홍콩 증시의 알리바바 홀딩스 주가는 지난해 10월 309홍콩달러에서 9일 종가가 218달러로 이미 30% 이상 하락한 상태”라며 “투자자는 아직 진행 중인 알리바바 금융 지주사의 업무 재편 이후 앤트 그룹이 어느 정도의 사업을 유지할지 확인하는 것이 향후 투자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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