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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된 용문산 '우유' 캐보자…향기 진동 산더덕 15cm 줄줄이

중앙일보 2021.04.10 08:00
“산기슭에서 봄바람 쐬며 등산을 겸해 산더덕 캐기를 체험하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겨보세요.”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정배리 531-8일대 ‘용문산 산더덕 농장’. 산더덕 캐기 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는 곳이다. 4월 한 달 동안 진행 중이다.

르포

 
수종 갱신을 위해 수년 전 벌목한 해발 300∼400m 산기슭엔 시야가 탁 트여 있다. 바닥엔 낙엽이 가득한 가운데 마른 덤불도 무성하다. 완만한 경사의 산기슭 16만5000㎡(5만 평)엔 나무가 거의 없다. 쑥이 곳곳에 자라 올랐고, 싹이 막 자라 오르는 두릅나무도 눈에 띈다.  
지난 6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용문산 기슭 ‘용문산 산더덕 농장’. 조남상 대표가 6년근 산더덕을 캔 뒤 들어보이고 있다. 전익진 기자

지난 6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용문산 기슭 ‘용문산 산더덕 농장’. 조남상 대표가 6년근 산더덕을 캔 뒤 들어보이고 있다. 전익진 기자

16만5000㎡ 용문산 기슭, 산더덕 제철

볕이 잘 드는 마른 덤불 사이 곳곳엔 2∼5㎝ 높이로 산더덕의 초록색 싹이 자라나 있다. 덤불을 옆으로 걷어내고 싹 주변 땅을 호미로 10㎝가량 둥그렇게 파내자 산더덕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른 엄지손가락 정도 굵기에 길이 15㎝인 산더덕이 나왔다. 특유의 상큼한 향기가 진동했다. 굵은 모래와 작은 돌 틈에서 자연 상태로 자란 산더덕은 밭더덕과 달리 몸통에 주름이 많았다. 주변의 같은 모양을 한 싹 10여개도 파보니 길이 5∼15㎝ 크기의 산더덕이 연이어 나왔다.  
 
현장을 안내한 농업회사법인 ‘용문산산더덕’ 조남상(69) 대표는 “이곳 산더덕은 6년 전 산에다 유기농 퇴비를 준 뒤 씨를 뿌린 후 농약을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고 자연상태로 기른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크기가 작은 산더덕은 씨 뿌려 키운 산더덕이 자라 자연상태로 씨앗을 주변에 떨어뜨리면서 번식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 6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용문산 기슭 ‘용문산 산더덕 농장’. 전익진 기자

지난 6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용문산 기슭 ‘용문산 산더덕 농장’. 전익진 기자

이곳에선 이달 30일까지 예정으로 지난 1일부터 산더덕 캐기 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다. 조 대표는 “농장은 수확 일손 부족을 해소하고 소비자에겐 산더덕 캐기 체험을 더 해 직거래 방식으로 싱싱한 산더덕을 현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기 위한 취지”라고 소개했다.
 
더덕은 ‘모래에서 자라는 인삼’이라는 뜻의 사삼(沙蔘)으로도 불린다. 사포닌 함량이 많아 약성이 우수하다. 더덕 뿌리를 자르면 하얀 액체가 나온다 하여 ‘산에서 나는 우유’라고 부를 만큼 영양성분이 풍부한 식물이다.  
조남상 대표가 양평군 용문산 기슭애서 가른 6년근 산양삼. 농업회사법인 ‘용문산산더덕’

조남상 대표가 양평군 용문산 기슭애서 가른 6년근 산양삼. 농업회사법인 ‘용문산산더덕’

캔 산더덕 저렴하게 구매도 가능  

농업회사법인 측은 참가자들에게 산더덕 캐는 요령을 설명해 준다. 호미와 목장갑·산더덕을 담을 쇼핑백을 제공한다. 산에서 이뤄지는 수확체험 행사지만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4인 이하로 조를 꾸려 운영한다. 캔 산더덕은 ㎏당 3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시중 판매가 6만원의 절반 가격이다.  
 
이곳에서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산더덕과 같은 방식으로 키운 6년근 산양삼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뿌리 당 5000원이다. 10년 전까지 뿌리 당 5만∼6만원 하던 것에 비해 10분의 1 수준 가격이다. 중국산 산양삼 수입이 늘고, 국내 산양삼 재배가 폭증한 등의 영향이다.
지난 6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용문산 기슭 ‘용문산 산더덕 농장’ 내 두릅. 전익진 기자

지난 6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용문산 기슭 ‘용문산 산더덕 농장’ 내 두릅. 전익진 기자

조남상 대표, ‘산더덕, 산양삼의 대부’

조남상 대표는 자신의 땅 한 평 없이도 연간 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산더덕·산양삼 농부로 유명하다. 양평군에서 28년째 산더덕과 산양삼을 재배 중이다. 땅 145만2000㎡(44만 평)를 문중과 산림청 등에서 임대해 재배 중이다. 그는 23년째 산더덕, 산양삼 재배 영농기술을 산림청 특강 등을 통해 전국의 영농 희망자들에게 전수하고 있어 ‘산더덕, 산양삼의 대부’로도 불린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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