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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되지말자" 외치며…친문 vs 초선 벌써 엇갈렸다

중앙일보 2021.04.09 18:42
더불어민주당 신현영(왼쪽부터), 양향자 등 초선 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4ㆍ7 재보선 참패에 따른 쇄신 논의를 위해 열린 긴급간담회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민주열사들을 기리며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왼쪽부터), 양향자 등 초선 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4ㆍ7 재보선 참패에 따른 쇄신 논의를 위해 열린 긴급간담회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민주열사들을 기리며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4·7 재·보선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에 ‘옛 열린우리당 트라우마’가 드리워졌다. 친문(친문재인) 당권파에서도,초선 개혁파에서도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밟지 말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분열 금지”(친문)와 “소통·쇄신”(초선)으로 그 해석은 180도 다르다.
 

“내홍 닮지 말자”

친문이 주축인 기존 지도부는 지난 8일 지도부 총사퇴 문제를 논의했다. 당시 김종민·신동근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과거 열린우리당 때 선거에서 지면 6개월에 한 번씩 지도부가 바뀌었다. 그렇게 돼선 안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한다. “무조건 물러나는 게 능사가 아니다. 기존 임기를 지키면서 질서 있는 쇄신을 하자”라며 총사퇴 반대의 근거로 열린우리당의 사례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열린우리당은 4년 남짓 동안 당 의장(대표)이 11번 바뀌었다. 계파 갈등이 극심했고, 주도권이 엎치락뒤치락하다 보니 정동영·정세균처럼 의장을 두 번씩 지낸 경우도 있었다. 잦은 교체로 약해진 리더십에 선거 참패가 잇따랐고, 이는 또 지도부 총사퇴 반복으로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과 지도부가 8일 여의도 국회에서 4.7재보궐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전원 사퇴한다는 내용의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한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과 지도부가 8일 여의도 국회에서 4.7재보궐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전원 사퇴한다는 내용의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한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현 민주당이 이해찬 전 대표 시절부터 이른바 ‘원팀·원보이스’를 강조, 분열을 극도로 경계해 온 것 역시 내홍에 시달린 열린우리당 학습효과라는 분석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총선 선대위 해단식에서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 “여러 가지를 깊이 생각하면서 국회뿐만 아니고 정당을 잘 운영해야 한다”고 공개 당부했다.
 

“쇄신 실패 재현 안 돼”

21대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들 사이에 "17대 탄돌이(탄핵역풍으로 당선된 의원)들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는 경계심이 강했던 건 이 같은 지도부의 단속 기조 영향이 컸다.
2004년 노무현 탄핵 역풍으로 당선된 108명의 초선들은 당론과 배치되는 발언을 중구난방으로 쏟아내 ‘108 번뇌’로 불렸다. 반면 이번 국회에서는 친문 지도부가 전체 의원을 틀어쥐고 검찰개혁 등 이른바 ‘개혁 입법’ 속도전에 열중했다. 그래서 초선들의 이견 표출이 사실상 전무했다. 

 
“지도부에서 열린우리당 얘기를 자꾸 하니까 지레 겁먹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우리는 열린우리당이 뭔지 기억도 안 난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9일 초선 50명이 모여 쇄신책을 논의한 자리에서 이 같은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모임 간사를 맡은 고영인 의원은 “열린우리당 시절 초선들의 모습이 분열적으로 비쳤던 것 때문에 자중해왔지만, 이제 오히려 국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역할이 부족하지 않았나 한다”고 고백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ㆍ7 재보궐 선거 참패와 관련해 초선 의원들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ㆍ7 재보궐 선거 참패와 관련해 초선 의원들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그래서 초·재선을 중심으로 분출되는 소통·쇄신 주장은 “옛 열린우리당의 쇄신 실패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노무현 정부 3년 차인 2005년 정세균·유재건 비대위 체제에서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던 열린우리당은 정동영·김근태 연속 등판에도 쇄신에 실패했다. 그리고 이는 2007년 대선의 역사적인 대패로 귀결됐다.
 
"분열은 안된다"는 친문 당권파와 "쇄신 안하면 죽는다"는 초선 개혁파의 주장에 대한 당내 반응은 갈린다. 
 
지방의 초선 의원은 “열린우리당 때처럼 중구난방식으로 ‘청와대가 잘못했다’, ‘정부가 잘못했다’, ‘당 지도부가 잘못했다’ 이렇게 네 탓 내 탓 양상으로 흘러가면 갈등만 부각되고 막상 해야 할 일들이 서지 않는다”며 “지금은 ‘선거 패배가 당·정·청의 공동 책임’이라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30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2030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30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2030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당내 GT(김근태) 계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무려 15년 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열린우리당 시절 실패의 핵심은 개혁의 방향을 못 잡은 것”이라며 “지금도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가를 정확히 알아야 내년 대선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심새롬·김준영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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