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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선거개입' 이진석 기소…폰 조사없이 임종석·조국은 무혐의

중앙일보 2021.04.09 17:04
1월 25일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1월 25일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지난해 1월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여권 인사 13명을 기소한 이래 1년 3개월 만에 추가 기소다. 반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전 민정수석,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에 대해선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1년 넘게 추가 수사했지만, 청와대 ‘윗선’의 개입 여부는 밝혀내지 못한 것이다. 이로써 2019년 11월 본격적으로 시작한 관련 수사는 1년 5개월 만에 사실상 마무리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권상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 실장,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울산시 과장급 공무원 윤모씨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했다.
 

“이진석, 송철호 당선 위해 야당 핵심공약 방해”

검찰에 따르면 이 실장은 2017년 10월 송 전 부시장 등으로부터 “송 후보(더불어민주당·현 울산시장)가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위한 울산 공공병원 공약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때까지 김기현 울산시장(국민의힘·현 국회의원)의 핵심 공약인 산재 모(母) 병원 설립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발표를 연기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선거일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 결과가 발표되도록 한 혐의다. 이 실장은 또 송 시장이 울산 공공병원 관련 공약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내부 정보를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울산시 공무원 윤씨는 시청 내부 자료를 이메일로 송 전 부시장에게 발송하고 설명해, 송 시장의 선거 공약 수립에 도움을 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그러나 이 실장 윗선의 개입 여부는 밝히지 못했다. 김 의원에 대한 청와대의 하명 수사 의혹과 관련해 조 전 장관과 이 비서관을 무혐의 처분했다. 청와대가 민주당 내 경선에서 송 시장과 경쟁했던 한 전 수석에게 고베 총영사 등 고위직을 제안하며 경선 포기를 부추겼다는 의혹과 관련해 임 전 실장도 역시 무혐의 처분됐다.
2월 22일. 송철호 울산시장. 뉴스1

2월 22일. 송철호 울산시장. 뉴스1

 

검찰, 문재인·추미애 고발은 각하 처리

문 대통령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경우 공범으로 지목돼 고발됐지만, 검찰은 각하 처리를 했다. 각하란 무혐의가 명백한 것으로 판단할 때 실질적인 조사 없이 불기소하는 처분이다. 아울러 검찰은 선거개입 사건과 연관된 뇌물수수 등 기타 사건에 대해 “관계인 다수가 울산에 거주하기 때문에 신속한 수사를 위해 울산지검으로 이송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해 1월 주요 피의자 13명을 기소한 이후 1년 3개월간 추가 기소를 미뤄왔다. 이를 두고 검찰 내에선 “친정부 성향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결재를 거부하며 사건을 뭉개고 있다”라는 뒷말이 나왔다. 추미애 전 장관도 추가 기소를 막아왔다는 의혹이 있다. 지난해 8월 당시 수사팀을 이끌던 김태은 부장검사를 지방으로 좌천시키고 파견 검사 3명을 복귀시켰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울산 지검 이송 사건을 제외하면 수사가 종결됐다”며 “수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일부 자료 확보나 참고인 출석 등에 아쉬운 점이 없진 않지만, 실체 규명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성윤, 또 결재 안 해…차장 전결

이번 처분은 구자현 서울중앙지검 3차장 전결로 결재됐다. 이 검사장이 결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월 기소할 때 차장 전결로 결재된 것과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1차 기소 당시 이 검사장이 수사팀의 기소 의견 결재안에 서명하지 않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은 “차장 전결로 처리해 기소하라”고 지휘했다.
 

법조계, “이진석 선에서 꼬리 자르며 윗선에 면죄부” 지적

법조계에선 “검찰이 여권을 의식해 적당히 이 실장 선에서 사건을 정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임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등 무혐의 처분된 피의자들의 경우 검찰이 휴대전화 통화 내역도 들여다보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두고 “수사 의지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변호사는 “검찰이 꼬리를 자르며 윗선 실세 전원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처리했다”고 했다.
2월 7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2월 7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청와대 “유감…이진석 거취 검토”

검찰이 이 실장을 기소한데 대해 청와대는 유감을 표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 기소 처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다만 이 실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가운데 기소돼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이 실장의 거취에 대해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므로 신중하게 검토해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민중·정유진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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