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더오래]머스크의 화성이주 기술, 특허 출원은 화성에다?

중앙일보 2021.04.09 11:00

[더,오래] 김현호의 특허로 은퇴준비(31)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 X라는 회사를 통해 인류를 화성으로 이주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몽상가의 아이디어일 뿐이라며 이를 비웃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실제 일론 머스크의 계획은 매우 구체적이다.
 
그렇다면 화성 이주 기술, 화성 정착 기술에 대해 특허를 받을 수 있을까? 특허법은 현재 실시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장래에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면 산업상 이용 가능성을 인정해 특허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지구와 달을 연결하는 다리, 지구 전체를 자외선 차단 필름으로 감싸는 방법 등과 같이 누가 보더라도 구현 가능성이 명백하게 부정되는 경우 산업상 이용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화성 이주 기술, 화성 정착 기술이 장래 구현 가능성이 명백하게 부정되지 않으면서 신규성, 진보성 등의 기타 특허 요건을 구비한다면 특허를 받을 수 있다.
 
일론 머스크는 인류를 화성으로 이주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몽상가의 아이디어일 뿐이라며 이를 비웃는 이도 적지 않지만 실제 일론 머스크의 계획은 매우 구체적이다.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는 인류를 화성으로 이주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몽상가의 아이디어일 뿐이라며 이를 비웃는 이도 적지 않지만 실제 일론 머스크의 계획은 매우 구체적이다. AFP=연합뉴스

 
그런데 이러한 기술에 대해 특허를 받는 실익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 특허권은 특허 발명에 대한 특허권자의 독점적 실시를 보장하고 제3자의 무단 실시를 제재할 수 있는 효력을 갖지만, 특허권의 효력은 특허를 부여한 국가 내에서만 미치는 이른바 속지주의의 원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건축 기술에 대해 한국에서 특허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미국에서 별도의 특허를 받아두지 않은 이상 그 건축 기술을 미국에서 사용하는 제3자를 특허권자가 제재할 수 없다.
 
그렇다면, 화성 정착 기술의 독점적 실시를 위해 화성에 특허 출원을 하고 특허를 받아야 할 것인가?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과거 미연방항소법원(CAFC)은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는 지역의 범위에 대해 특허 발명의 구성이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지역이 아니라 특허 발명에 대한 수요가 충족되는 지역이라고 판시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해 아직 별다른 이론이 없다.
 
이러한 판례 이론에 의하면, 예를 들어 화성 정착 기술에 대해 미국에서 특허를 받았는데, 미국인들의 화성으로의 이주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화성 정착 기술이 제3자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면 특허권자는 이를 제재할 수 있다.
 
특허권의 효력이 화성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이와 같은 이론은 놀랍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화성에서 무단 사용되는 기술에 대한 침해 금지를 위한 강제 집행 등의 물리적 처분을 집행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특허법은 침해 행위뿐만 아니라 침해의 우려가 있는 행위까지도 제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화성 정착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지구에서의 사전 준비 행위에 대해 특허권자는 침해 예방 청구를 통한 제재가 가능할 것이다.
 
우주 개척 기술이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공익적 기술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우주 개척 기술에 대한 특허권의 효력 제한 규정을 향후 특허법에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진 pixabay]

우주 개척 기술이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공익적 기술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우주 개척 기술에 대한 특허권의 효력 제한 규정을 향후 특허법에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진 pixabay]

 
그런데 이러한 화성 정착 기술은 인류의 장기적 생존과 번영을 위한 기술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특허권자가 화성 정착 기술에 대해 독점권을 행사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특허법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특허권의 효력이 제한되는 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현재로써는 국내를 통과하는 선박·항공기·차량 등의 교통수단에 대해 특허권의 효력이 제한되도록 함으로써 특허권자의 권리 행사로 인해 국제 교통에 장애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다만, 우주 개척 기술이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공익적 기술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우주 개척 기술에 대한 특허권의 효력 제한 규정을 향후 특허법에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국제특허 맥 대표 변리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김현호 김현호 국제특허 맥 대표 변리사 필진

[김현호의 특허로 은퇴준비] 15년간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지적재산권 창출, 보호, 활용을 도운 변리사. 변리사 연수원에서 변리사 대상 특허 실무를 지도했다. 지적재산은 특허로 내놓으면 평생 도움이 되는 소중한 노후자금이자, 내 가족을 위한 자산이 된다. 직장과 일상에서 떠올랐던 아이디어를 자신만의 특허로 내기 위한 방법을 안내한다. 특허를 내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도 알려준다. 아이디어 많으신 분들 특허부자되시기 바란다.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