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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재보선 참패 직전까지, 靑 '변창흠 유임' 검토했다

중앙일보 2021.04.09 05:00
청와대가 여당의 참패로 끝난 4ㆍ7 재·보선 직전까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유임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월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린 국토교통부 2021년 업무보고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의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월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린 국토교통부 2021년 업무보고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의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 핵심 관계자는 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외부에선 변 장관이 정세균 국무총리와 함께 이번 개각에 포함될 것이란 말이 많았지만, 청와대 내부 기류는 완전히 달랐다”며 “청와대는 변 장관을 상당 기간 유임시키려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변 장관은 지난달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사의를 표했다. 그는 투기가 벌어졌을 당시 LH 사장으로 재직했던 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LH사태의 책임을 진 변 장관에게 부동산 정책을 통째로 맡겼다는 점에서 그의 거취는 선거의 주요 이슈가 됐다.
 
논란이 커지자 문 대통령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며 사의를 수용했다. 선거를 앞둔 긴급진화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다만 “변 장관이 추진한 공공주도형 주택공급 대책 관련 입법의 기초작업까지 마무리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아 그에게 장관직을 계속 맡겼다. ‘기초작업’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그런데 국토부는 선거 직전인 지난달 31일 공공주택 개발 사업의 서울지역 후보지를 발표했다. 발표는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었다. 4월과 5월 서울시내 2ㆍ3차 후보지 발표, 6월 경기도와 인천, 지방 5대 광역시의 후보지 발표로 이어지는 일정이었다. 지자체 협의를 통한 사업계획안은 7월에 나온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재·보선 직전에 “부동산 관련 중요한 일정이 매달 발표될 예정”이라며 “변 장관의 거취도 이러한 주요한 일정에 연동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문 대통령이 변 장관의 임기를 상당기간 연장할 거란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권에선 “변 장관에 대한 유임 계획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접전을 벌일 거란 오판에서 비롯됐다”는 말이 나온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는 여당 후보가 선전한다면 변 장관을 유임하더라도 반대 여론을 무마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며 “그러나 청와대의 예상과 달리 선거에서 대패하면서 변 장관 유임 계획은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변 장관 유임 계획은 여론과 선거 판세를 오판한 정무ㆍ민정라인의 무능을 증명한 사건”이라며 “만약 이런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이 변 장관을 유임하도록 잘못된 조언을 하게될 경우 청와대 참모 전원이 책임을 져야할 상황이 올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여론을 오판한 배경과 관련 “문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참모가 없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오전 취임 첫 외부 일정으로 계획한 서울시의회 방문을 마친뒤 청와대가 바라 보이는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뉴스1

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오전 취임 첫 외부 일정으로 계획한 서울시의회 방문을 마친뒤 청와대가 바라 보이는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뉴스1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공공주도형 주택공급에 반대하는 오세훈 시장이 취임하면 2ㆍ4 대책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왔다고 한다”며 “변 장관에게 일임한 마지막 주택공급 대책마저 실패할 경우 내년 대선도 승산이 적어진다고 판단해 변 장관을 최대한 지키려고 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청와대 참모들이 이를 알기 때문에 여론을 제대로 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재·보선 참패 후 청와대는 변 장관의 거취를 비롯한 개각의 방향과 규모, 시기 등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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