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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 주역 네이선 로, 영국 망명 승인

중앙일보 2021.04.08 20:15
네이선 로가 2017년 10월 24일 홍콩의 최고법원인 종심법원에서 보석이 허가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네이선 로가 2017년 10월 24일 홍콩의 최고법원인 종심법원에서 보석이 허가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2014년 홍콩 ‘우산혁명’을 주도한 인사 중 한 명인 네이선 로(羅冠聰ㆍ28)가 신청한 영국 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로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지난해 7월 신변에 위협을 느껴 영국으로 피신했고 그해 말 망명을 신청했다.
 
로는 7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홍콩으로 돌아갈 경우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수 있고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영국 내무부가 망명 신청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6월 홍콩보안법이 통과되자 홍콩을 떠났고 그해 7월 트위터에 런던으로 피신한 사실을 알렸다.
 
로는 이번 내무부의 결정은 4개월 동안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은 물론 미 CNN,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등 해외 매체에도 기고문, 인터뷰를 통해 본인과 홍콩 민주 세력이 처한 불안전한 상황을적극 피력해 왔다.
 
중국 본토에서 태어난 로는 2014년 조슈아 웡 등과 함께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이끌었다. 이후 2016년 홍콩 입법회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뒤 진보정당 데모시스토를 창당했다. 웡은 지난달 1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후 구금된 상태다. 홍콩 검찰은 웡을 포함해 범민주진영 인사 47명을 기소한 뒤 추가 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이들을 무기한 구금하겠다고 밝혔다.
 
로의 망명으로 영중 사이의 관계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영국 정부는 중국 정부가 홍콩보안법을 강행한 이후 홍콩 시민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과거 식민지였던 홍콩 시민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올 1월 말부터 새 이민제도도 시행 중이다.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ㆍBNO) 여권을 소지한 홍콩 시민과 가족이 영국에서 5년간 거주한 뒤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영국 내무부는 8일 영국 홍콩 이민자들을 위한 4300만 파운드(약 661억 원) 규모의 지원 패키지 세부 계획도 공개했다. 영국 정부는 BNO 여권을 소지한 홍콩 시민과 그 가족들에게 주거와 교육, 취업 등에 지원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로의 망명 신청 허가로 런던과 베이징 간 긴장감이 더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로를 가리켜 ‘범죄 용의자’라며 망명을 허용한 영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그는 홍콩 경찰에 수배된 범죄 용의자”라며 “우리는 어떠한 국가나 개인이라도 범죄자를 비호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 독립분자를 지지하며 지명수배자를 보호하는 것은 홍콩 사법에 간섭하는 것이고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규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영국은 즉각 잘못을 바로잡고 홍콩 사무와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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