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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은 끝났다…檢, 靑 실세 이광철 수사 속도 낸다

중앙일보 2021.04.08 12:36
4·7 재·보궐선거가 야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청와대 민정라인 실세로 꼽히는 이광철 민정비서관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도 탄력을 붙을지 법조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靑 기획사정, 윤중천 보고서 왜곡 연루 의혹
김학의 불법 출금 당일 이규원·차규근 조율

8일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변필건)는 피의사실 공표를 의심하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언론 보도 진상조사 압박과 청와대의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에도 “수사는 수사대로 한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수사팀은 2019년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이 김학의 전 법무부 장관의 별장 성(性) 접대 사건을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광철 비서관(당시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기획 사정(司正)을 목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있는지 캐고 있다.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오른쪽)은 2019년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활동과 관련해 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가 '윤중천 면담보고서'를 허위 작성해 유포했단 의혹에 연루돼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한 이 비서관의 모습. 연합뉴스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오른쪽)은 2019년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활동과 관련해 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가 '윤중천 면담보고서'를 허위 작성해 유포했단 의혹에 연루돼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한 이 비서관의 모습. 연합뉴스

수사팀은 대검 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가 2018년 12월~2019년 1월 별장의 소유주였던 건설업자 윤중천(수감 중)씨를 6차례 면담한 뒤 ‘윤중천 면담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해 언론에 유출한 정황을 파악하고, 당시 윤규근 총경 등 여권 관계자들이 연루된 ‘버닝썬 사건’을 덮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인지 따져보고 있다. 또 이 검사가 윤씨와 면담할 때마다 이 비서관과 통화한 이유도 살펴보고 있다.
 
면담 보고서에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관계자와 이규원 검사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과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름도 이른바 ‘별장 리스트’에 넣었다고 한다. 수사팀은 이규원 검사가 자신의 질문을 윤씨의 답변인 것처럼 윤 전 총장 부분을 보고서에 허위로 기재한 정황도 포착했다고 한다.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가 한창이던 2019년 10월 유출돼 “과거사위가 윤석열도 별장에서 접대를 받았단 진술을 받아냈지만, 검찰이 덮었다”는 취지의 대형 오보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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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3월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지시하기에 앞서 이 같은 허위 내용을 보고받았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청와대는 하지만 지난 6일 “당시 보고엔 윤중천씨 면담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또 보고 과정에 이 비서관이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수사팀은 대검·서울중앙지검·서울서부지검·수원지검 등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사건기록 분석을 마쳐 조만간 이 비서관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한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지난 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한 공수처로 굳은 얼굴을 한 채 출근하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달 17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로부터 이첩받은 이규원 검사 관련 사건에 대한 직접 수사 여부 등 결정을 미루고 있다. 뉴스1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지난 5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한 공수처로 굳은 얼굴을 한 채 출근하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달 17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로부터 이첩받은 이규원 검사 관련 사건에 대한 직접 수사 여부 등 결정을 미루고 있다. 뉴스1

다만, 수사팀이 지난달 1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첩한 이규원 검사 명예훼손 혐의 사건을 공수처가 여전히 검토 중인 게 변수다. 이 비서관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선 이 검사 본인 진술이 필요한데 공수처가 사건을 계속 쥐고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가 사건을 재이첩하지 않고 직접 수사할 경우 사건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수사팀이 선제적 증거 확보를 위해 이광철 비서관을 겨냥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전 차관 불법 긴급 출국금지(출금) 및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도 2019년 3월 22일 밤 이광철 비서관이 이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등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불법 출금을 직접 조율한 정황을 파악하고 이 비서관을 조만간 소환할 예정이다. 이 검사와 차 본부장은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등의 혐의로 지난 1일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팀은 2019년 안양지청 1차 수사 당시 수사무마 외압 의혹과 관련해 4차례 소환 통보에 모두 불응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대면조사 없이 기소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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