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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미얀마 대사관서도 '쿠데타'…건물 밖으로 쫓겨난 대사

중앙일보 2021.04.08 11:20
미얀마 군부 측이 영국 런던에 있는 대사관을 점거하면서 주영 미얀마 대사가 건물 밖으로 내몰리는 일이 벌어졌다.
 
8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영국 주재 미얀마 대사인 쪼 츠와 민은 7일(현지 시간) 미얀마 군부의 지시를 받은 이들이 영국 런던에 있는 대사관을 점거하고 자신이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부측 담당관으로부터 건물 밖으로 나가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자신은 더 이상 미얀마 대표가 아니라는 말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내가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있다"면서 "이는 런던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종의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영국 주재 미얀마 대사인 쪼 츠와 민(왼쪽 끝)이 지난 7일(현지시간)밤 런던에 위치한 미얀마 대사관 앞을 서성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 주재 미얀마 대사인 쪼 츠와 민(왼쪽 끝)이 지난 7일(현지시간)밤 런던에 위치한 미얀마 대사관 앞을 서성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소식통들은 현재 부대사가 미얀마 대리대사를 맡아 무관과 함께 민 대사의 입장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민 대사는 지난 2월 쿠데타 이후 권력을 잃고 감금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등 문민정부 지도자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군부와 갈등이 깊어졌다. 민 대사는 "미얀마는 분열되어 있으며 내전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발언이 '나라를 배신한 것'이 아니며 '중도'에 서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군부로부터 소환 명령을 받은 뒤 본국과의 관계도 끊은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비판해 온 민 대사가 하극상을 당하면서 대사관 밖으로 내몰렸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부 측이 런던 대사관을 점령하면서 영국 주재 미얀마 대사가 대사관 밖으로 쫓겨나는 일이 지난 7일 벌어졌다. [AP=연합뉴스]

미얀마 군부 측이 런던 대사관을 점령하면서 영국 주재 미얀마 대사가 대사관 밖으로 쫓겨나는 일이 지난 7일 벌어졌다. [AP=연합뉴스]

한편 민 대사는 대사관 점거 사안을 영국 외무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주영 미얀마 대사관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추가 정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주재 미얀마 대사관 앞을 지키는 경찰들 [AP=연합뉴스]

영국 주재 미얀마 대사관 앞을 지키는 경찰들 [AP=연합뉴스]

AFP 통신은 대사가 퇴출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대사관 앞에서 미얀마 군부를 비판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부 장관은 민 대사의 미얀마 군부 비판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쿠데타 발생 후 미얀마 군부 인사와 군부와 연계된 기업들을 제재하고 민주주의의 복원을 요구해왔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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