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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최태원 가장 먼저 찾았다…‘1호 연락창구’ 되나

중앙일보 2021.04.08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이 7일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해 최태원 회장과 면담했다. 왼쪽부터 이호승 정책실장, 안일환 청와대 경제수석,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사진 청와대]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이 7일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해 최태원 회장과 면담했다. 왼쪽부터 이호승 정책실장, 안일환 청와대 경제수석,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사진 청와대]

“코로나 극복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이 잘했잖아요. 자주 만나도록 할게요.”
 

문 대통령 “긴밀 소통하라” 7일만에
이호승 정책실장, 상의 찾아 면담
최 “소통 플랫폼으로 역할 하겠다”
청 “한국판 뉴딜 등 수시 대화하자”

7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을 찾은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미래를 향해 우리 경제가 나아가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정말 잘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제질서가 많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정부·기업·국민까지 같이 손잡고 가야 하는 상황인데, 서로 간에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해보려 한다”고 했다. 이 실장은 이후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약 40분간 면담했다.
 
이 실장과 최 회장의 만남은 두 번째다. 지난달 31일 열린 상공인의 날 행사 때 문재인 대통령의 소개로 인사를 나눈 게 첫 만남이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최 회장에게 “실물경제를 잘 아시니 긴밀히 소통하시라”고 당부했다.  
 
그간 경영계와 거리 두기를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던 문 대통령은 당시 “음습하게 모이면서 정경유착처럼 보이는 부분이 잘못이지, 공개적으로 기업의 애로를 듣고 해법을 논의하는 건 협력과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이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경제 참모들은 기업인 단체별 면담 일정을 잡았다. 그 첫 번째 면담자를 최 회장으로 정한 데 이어, 같은 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도 만났다. 8일엔 한국경영자총협회, 14일엔 한국무역협회를 방문한다.
 
이호승 정책실장은 7일 대한상의 방문 이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오른쪽)과 면담했다. [사진 청와대]

이호승 정책실장은 7일 대한상의 방문 이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오른쪽)과 면담했다. [사진 청와대]

경영계에선 청와대가 첫 만남 대상으로 최 회장을 택한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앞으로 기업과의 ‘1호 연락 창구’로 대한상의를 이끄는 최 회장을 접촉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최 회장은 기업인 단체 수장 중 가장 큰 기업의 대표고, 대·중·소 기업이 모두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는 점 등이 정부의 소통 창구로서 제격이라는 것이다. 최 회장도 이날 이 실장에게 “대한상의가 소통의 플랫폼이 됐으면 하고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정부와 기업 간) 인식의 차이가 무엇이고 이를 좁히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빨리 이뤄져야 하는데 상의가 소통의 창구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상의와 정부가 경제 이슈에 집중해 수시로 대화하자”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1년 정도를 남긴 현재 한국판 그린뉴딜(K 뉴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실제 이날 면담 전 청와대는 “한국판 뉴딜 이행이 논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상의 역시 규제 완화를 위해 청와대와의 소통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 회장이 이 실장에게 “규제를 풀려면 법과 규제로 인해 불편한 정도나 범위가 얼만큼일지 평가하고 인과관계를 추적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한 배경이다.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도 “법을 개정해 신산업이 계속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기업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법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거들었다.
  
경총·무협도 방문 예정, 전경련은 빠져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번 이 실장의 방문 대상에서 빠졌다. 한 기업인 단체 관계자는 “대통령의 지시로 이 실장이 경제 단체들을 공개적으로 만나고 있는데 전경련이 빠졌다는 건 그 자체로 대통령의 또 다른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전경련과도 필요하면 소통할 수 있을 것’이란 청와대 관계자 발언도 나온 만큼 조만간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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