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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시바, 영국 사모펀드에 넘어가나···"23조원 인수 제안"

중앙일보 2021.04.07 17:08
 영국계 투자펀드인 CVC캐피탈파트너스가 도시바에 인수를 제안했다. [AFP=연합뉴스]

영국계 투자펀드인 CVC캐피탈파트너스가 도시바에 인수를 제안했다. [AFP=연합뉴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일본의 에너지·인프라 기업인 도시바 인수를 추진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 ‘영국계 투자펀드인 CVC캐피털파트너스가 도시바에 인수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 “인수해 상장폐지 계획” 보도
회계부정 사건 이후 내리막길 걸어
일본 정부 심사 통과해야 인수 가능

닛케이에 따르면 CVC캐피털파트너스는 최근 도시바 경영진에 지분 100% 인수를 제안했다. 도시바의 시가총액은 6일 종가 기준으로 1조7437억 엔(약 17조7000억원)이다. CVC캐피털 측이 제시한 인수 금액은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포함해 2조3000억 엔(약 23조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CVC캐피털은 도시바 주식을 공개 매입한 뒤 상장 폐지하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 이사회가 ‘상장 폐지 제안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닛케이의 보도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7일 오전 도시바 주식의 매매를 일시 정지했다. 주식 공개 매입 관련 보도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도시바 경영진이 인수에 동의하고 일본 정부가 이를 승인하면, CVC캐피털은 주식을 공개 매수한다는 방침이다. 도시바는 원자력발전 사업을 하고 있는데, 경제 안보와 직결하는 발전 사업자를 해외 자본이 인수하려면 일본 경제산업성의 동의와 재무성의 사전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도시바 인수를 제안한 CVC캐피털파트너스는 한국에서 여기어때를 인수한 바 있다. [여기어때 캡쳐]

도시바 인수를 제안한 CVC캐피털파트너스는 한국에서 여기어때를 인수한 바 있다. [여기어때 캡쳐]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꼽히던 도시바는 회계 부정 문제가 불거지고, 미국 원자력발전소 자회사가 거액의 손실을 보면서 경영 위기에 봉착했다.  
 
채무가 불어난 2017년에는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6000억 엔(약 6조1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했다가 당시 도시바 주식을 인수한 주주와 갈등을 빚고 있다. 당시 도시바 주요 주주로 올라선 곳이 싱가포르 투자펀드 에피시모캐피털매니지먼트 등이다. 행동주의 펀드인 에피시모캐피털은 이후 도시바의 임원 선임과 자회사 거래, 배당 정책 등을 두고 경영진과 대립했다.
 
현재 도시바 지분은 골드만삭스(7.4%) 등 해외 금융·투자기관이 62.7%, 다이이치생명(2.5%) 등 일본 금융기업이 13.4%를 각각 보유 중이다. 개인주주 비율은 20.2%다.
 
한편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선언하기도 했다. 키옥시아는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업체로 도시바에서 분사했다. 
 
도시바 인수를 추진 중인 CVC캐피털은 전 세계 23개국에서 1178억 달러(약 132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9년 숙박 예약 애플리케이션 여기어때를 인수하기도 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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