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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보이콧 동맹과 논의" 이 말 했다 번복한 美정부

중앙일보 2021.04.07 16:12
미국 정부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불참하는 방안을 동맹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가 파문이 커지자 급히 이를 번복했다.
 

국무부 대변인 "논의 진행 중" 언급
파문 커지자 "논의 없다" 진화 나서
中 "스포츠 정치화 말라" 반발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AP=연합뉴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동맹국과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논의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는 우리가 분명히 거론하고 싶은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할 순 없지만 논의는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독자적으로 대응할 문제가 아니라 동맹국들 모두와 연대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프라이스 대변인은 중국을 향해 “신장 지역 집단학살을 비롯해 중국에서 지독한 인권침해가 벌어지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그의 언급은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함께 공동으로 올림픽 보이콧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브리핑 직후 미 CNBC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은 익명의 국무부 고위관리가 프라이스 대변인의 발언을 정정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관리는 “동맹국·협력국들과 공동 보이콧과 관련한 어떤 논의도 하지 않았다”며 “2022년 올림픽 관련 우리의 입장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이에 프라이스 대변인도 브리핑 직후 트위터에 “중국과 관련한 공통의 우려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상의해갈 것”이라면서도 “2022년까진 시간이 남았다. 아직 올림픽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며 발언 수위를 낮췄다.  
 
베이징의 대표적인 쇼핑 거리인 왕푸징에 2022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일을 알리는 대형 카운트다운 시계가 서있다. 신경진 기자

베이징의 대표적인 쇼핑 거리인 왕푸징에 2022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일을 알리는 대형 카운트다운 시계가 서있다. 신경진 기자

논란 이후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지만, 미 정부는 그간 '올림픽 보이콧'을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입장을 꾸준히 시사해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월 관련 질문에 “올림픽 참가 여부와 관련한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실성을 고려하면 선수단 전체 출전거부보다는 정부 대표단 불참, 기업의 올림픽 후원 취소 등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캐나다, 영국, 호주 등과 함께 정부대표단을 보내지 않거나 대표단의 급을 하향하는 식의 ‘외교적 보이콧’ 나설 가능성이 60%이며, 선수들 참가를 막는 방식으로 보이콧에 나설 가능성은 30%”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올림픽 보이콧 거론에 7일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은 “스포츠를 정치화하는 것은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며 “미국 올림픽 위원회를 포함한 국제사회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문제 삼고 있는 신장 지역 '집단학살' 의혹에 대해선 "세기적인 거짓말"이라고 반박한 뒤 "미국이 진실을 외면하고 거짓말을 바탕으로 중국을 공격하려 한다면 중국 인민의 단호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고 밝혔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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