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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 대국민 담화 하더니…이틀만에 "4차 유행 아니다"?

중앙일보 2021.04.07 05:00
5일 오후 부산진구 보건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부산진구 보건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아직 4차 유행이 본격화한 부분은 아니다.” 

[현장에서]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중앙사고수습본부가 6일 내놓은 판단이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이날 기자단 설명회에서 “여러 전문가가 3월 말부터 이달까지 4차 유행이 온다고 예측했으나”라며 아직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반장은 “외국의 (유행) 상황과 비교해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 반장은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정부에서는 4차 유행이 올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대응해오고 있다”고 했지만, 이틀 전 갑작스레 발표된 정부의 ‘대국민 담화문’ 내용과는 결이 다르게 느껴진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지난 4일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복지부 장관)이 담화문을 읽어 내려갔다. “국민에게 유행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다. 권 차장은 “지금 다시 확산되면 짧은 시간 내 하루 1000명 이상(으로) 유행이 커질 수 있다”며 “현 상황은 대유행이 본격화되기 직전과 유사한 점이 많다” 등 표현을 썼다.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지난달 31일을 시작으로 연일 500명 넘게 쏟아져 나온때였다.

 
5일 열린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 때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뭔가 방역적인 조치나 예방수칙에 대한 부분들을 강화하지 않으면, 확산세로 계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4~6일 정부의 메시지가 이처럼 바뀌었다. 쭉 놓고 보면 심각하다는 건지, 그렇지 않다는 건지 혼란스럽다.
코로나19 감염재생산 지수 다시 높아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 감염재생산 지수 다시 높아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분명한 점은 ‘4차 유행의 징후가 보인다’(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것이다. 실제 최근 일주일(3월 31일~4월 6일) 일평균 환자는 500.6명(해외유입 감염사례 제외)을 기록했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400명대 정체기가 깨졌다. 환자 수만 놓고 보면, 거리두기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등)를 충족할 정도다. 아울러 수도권 등 전 권역에서 감염재생산 지수(Rt)가 ‘1’을 넘었다. 이 지수가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으로 본다.  
 
하지만 거리두기 단계는 완화돼 있다. 핵심 방역수칙 중 하나인 ‘밤 9시’ 영업제한은 한 시간 는 상태다. 그마저도 상당수 지방은 이런 통금규제가 없다. 언제든 환자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중수본은 지금의 유행 요인으로 비수도권 내 집단감염을 지목했다. 수도권은 300명대 내·외에서 큰 등락 없이 유지된다면서다. 이 특정 클러스터(감염집단)를 통제하면, 확산세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판단이 제발 맞길 바란다. 하지만 6일 오후 9시 현재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이미 600명을 넘은 것으로 보고됐다. 공식통계 기준인 자정까지 집계하면, 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 백신 접종률 순위만 놓고 보면 이스라엘, 영국 등에 비해 훨씬 뒤처졌다. 6일 0시 기준 99만9870명이 맞았다. 전체 인구의 1.9% 수준이다. 코로나19 유행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최소 인구의 20%는 맞아야 방역에 도움된다. 이 수치가 되려면 6월 이후다. 그때까지 거리두기 등으로 4차 유행과 처절히 맞서 싸워야 한다. 다수의 국민 입장에서는 ‘실외 마스크 의무해제’와 같은 백신 접종 선도국의 상황을 부러워하면서 말이다. 방역과 관련한 메시지가 일관되게 나와야 하는 이유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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