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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민주당의 연대 호소에 손사래 “180석 그 오만함으로 갈등정치 확대”

중앙일보 2021.04.07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박영선 후보님이 지금 할 일은 본인들의 민낯을 직시하는 것입니다. (고) 노회찬(전 정의당) 의원 따라 하기로 그 민낯을 가릴 수 없습니다.”
 

정의당 “총선 때 배신한 인과응보”
내년 대선까지 마이웨이 관측

6일 새벽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노회찬 버스’로 알려진 6411번 첫차를 타고 “노회찬 의원님이 (2014년 재·보궐 선거) 동작(을)에 출마하셨을 때 혼신의 힘을 다해 도와드렸다”며 연대를 호소하자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페이스북에 적은 답문이다.
 
이처럼 4·7 재·보궐 선거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에도 정의당은 민주당과 다른 길을 갔다. 박 후보가 노회찬 버스를 찾은 이날 여 대표는 경기·호남을 순회했다. 부동산 땅투기 의혹 규탄이 주요 의제였지만, 민주당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전남 순천에선 “180석 그 오만함이 갈등 정치를 확대시켰다”고 했다.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태로 이번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은 정의당이지만 민주당과의 선거 연대엔 확실히 선을 긋고 독자적인 선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의당은 지난 2일엔 기본소득당·녹색당·진보당·미래당과 함께 ‘4·7 재·보선 반기득권 공동정치선언’을 했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이 전날(1일) “힘들고 어려운 선거를 치르고 있다. 모든 정당과 시민의 연대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호소했지만, 정의당은 범여권 소수 정당과 함께 민주당에 대립각을 세웠다. 정의당 인사와 가까운 박영선 캠프 관계자는 “원래 아군이 돌아섰을 때가 제일 무서운 법”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엔 “민주당이 지난 총선 당시 비례위성정당을 꼼수로 세워 정의당을 배신한 게 인과응보가 됐다”(정의당 관계자)는 말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1대 총선으로 민주당은 거대 기득권 정당이 됐고, 정의당엔 류호정·장혜영 의원 등 새로운 세대가 유입돼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태를 거치며 양당의 시각차가 극명히 드러났고, 정의당에서도 그에 맞춰 체질 변화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정의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은 애초 노무현 정부에 반기를 들었던 정당이다. 정의당이 민주당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오긴 했지만 헤어진다고 해도 크게 이상할 일은 아니다”며 “적어도 내년 대선까진 정의당이 민주당과 협력할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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