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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자 노조 활동 단협에서 막자"…경영계의 반격 카드

중앙일보 2021.04.06 17:27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동단체 집회. 뉴스1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동단체 집회. 뉴스1

 
해고된 직원도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새 노동조합법 시행(7월 6일)을 앞두고 경영계가 반격에 나섰다. 법 해석이 모호한 만큼 단체협약에서 노조활동은 재직중인 조합원에 한정한다는 규정을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 단체교섭 체크 포인트(CHECK POINT)’를 회원사들에게 전달했다고 6일 밝혔다.
 
올해 1월 개정된 노동조합법은 ‘종사근로자가 아닌 노조원도 사업장 내에서 노조 활동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회사에서 물의를 일으켜 해고된 사람도 노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경영계는 과격 노사분규를 일으키거나 사실상의 정치 행위를 하던 해고자가 계속 노조 조합원 자격으로 회사에 각종 요구를 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이에 경총은 노조와 단체협약을 새로 맺을 때 ‘적용 범위는 재직 조합원에 한정한다’는 문구를 협약문에 꼭 넣으라고 회원사들에 전달했다. 조합원 신분인 직원들에 대한 회사의 각종 지원이 해고 직원에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명시하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인 셈이다. 
 

“모호한 법령, 단협에서 구체적 명시” 

경영계는 또 해고 직원의 회사 출입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새 법은 해고된 노조원도 ‘사용자의 효율적인 사업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조건’으로 회사 내에서 노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어디까지가 ‘효율적’이고, 어떤 행동이 ‘지장’을 초래한다는 거냐“는 게 경영계의 불만이다. 경총은 이 조건을 시행령에 구체적으로 명시해달라고 고용노동부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자료=고용노동부

자료=고용노동부

 
경총은 이에 대해서도 단체협약에서 구체적인 조항을 넣으라고 회원사에 통보했다. 직원 신분이 아닌 조합원의 활동과 관련해 ▶회사 출입과 시설 이용에 대한 규칙을 정하고 ▶그 행동에 대한 범위를 설정하며 ▶회사 출입은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다는 내용 등을 단체협약에 담으라는 것이다. 이를 협약에 반영하지 않으면 해고된 직원과 회사가 마찰을 빚었을 때, 회사 운영을 방해했는지에 대한 판단 다툼에 대해 대법원 판결까지 받아야 할 수 있어서다. 경총은 “기업이 개정법 시행 과정에서 예측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산업현장에서 합리적인 단체협약을 체결해 협력적 노사관계의 기틀을 마련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노조의 수용 여부가 변수”

문제는 이 같은 사측의 요구를 각 노조가 수용할 지 여부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노동법) 교수는 “회사별 노조가 사측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임금 인상 등 각종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협상 과정에서 노사 양측의 명분 싸움이 길어져 노사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2022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공식 심의 절차가 시작됐다. 지난달 31일 고용부의 심의 공문을 전달 받은 최저임금위원회는 6월 29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의결해야 한다. 노동계는 지난해 인상률이 1.5%에 그쳤고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에 따른 경제 성장률 반등이 예상되는 점 등을 들어 최저임금 1만원(올해 8720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최저임금 지급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중위임금(전체 근로자의 임금을 금액순으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 소득, 약 1만3300원)의 60%(약 8000원)를 적정 최저임금으로 보고 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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