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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종주국' 英 30세 미만 접종 제한 검토… 당국 "EMA 총회 결과 보겠다"

중앙일보 2021.04.06 17:2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이 실시된 23일 대전 유성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방문한 접종 대상자에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하기위해 전용 주사기로 신중히 옮기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이 실시된 23일 대전 유성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방문한 접종 대상자에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하기위해 전용 주사기로 신중히 옮기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영국 보건당국이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젊은 층에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독일, 캐나다에 이어 이번에도 뇌 혈전 발생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알려졌다. 다만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잇단 안전성 논란에 3분기부터 일반인 접종을 앞둔 국내 방역 당국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우선 6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유럽의약품청(EMA) 총회의 논의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종주국 영국서도 30세 이하 AZ 접종 제한 검토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영국 중부 리치필드에 있는 리치필드 대성당에서 아이를 품에 안은 여성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있다. [AFP]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영국 중부 리치필드에 있는 리치필드 대성당에서 아이를 품에 안은 여성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있다. [AFP]

영국 현지 매체인 ‘채널4 뉴스’는 5일(현지시간) 고위급 소식통 2명을 인용해 혈전 생성 등의 이유로 AZ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젊은 층에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매체는 “자료는 불분명하지만 30세 미만(under 30)에게 다른 백신을 접종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내부 논의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MHRA는 AZ 백신 1810만 회분을 접종한 뒤 희귀 혈전 발생 사례 30건을 보고받았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1100만 회분 접종 후 혈전 발생이 5건 나온 것보다 증가한 수치다. 이 중 22건은 뇌정맥동혈전증(CVST)이었고 7명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가디언에 따르면 MHRA 최고책임자인 준 레인 청장은 “상세한 검토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아직 규제 조치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백신 접종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외에 독일은 지난달 30일 60세 미만의 AZ 접종을, 같은 달 29일 캐나다는 55세 이하의 AZ 백신 접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방역 당국 “EMA 총회 결과 지켜보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이 실시된 23일 대전 유성구보건소를 찾은 접종 대상자들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이 실시된 23일 대전 유성구보건소를 찾은 접종 대상자들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또다시 불거진 AZ 백신의 안전성 논란에 대해 방역 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조은희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후관리반장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AZ 백신과 혈전 관계에 대해선 지난번 EMA에서 한 차례 보고가 됐다. 이후 독일과 캐나다, 며칠 전에는 영국에서 혈전 발생이 증가하고 사망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국 의약품규제청에서도 일단 다시 검토에 들어갔고 6일부터 9일까지는 EMA 총회에서 관련 사례를 충분히 검토해 한 번 더 발표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질병청에서도 이 결과에 근거해 백신 관련 전문가와 혈전 관련 전문자문단, 그리고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거쳐 다시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2분기 시행되고 있는 국내 백신 접종 일정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상자가 고령층이라 당장 순서를 바꾸는 등 혼란이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분기 일정에 추가된 고3 수험생과 교사 약 45만명은 화이자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하지만 EMA 결과에 따라 접종 대상자 연령에 제한이 생긴다면 앞으로 3ㆍ4분기 일반인 접종 일정 전체가 멈출 수 있다. 또 백신 신뢰도 하락에 따른 동의율 감소도 극복해야 할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AZ 백신에 들어있는 아데노바이러스가 사람 몸에 면역체만 만드는 게 아니라 자가면역을 일으키면서 혈소판을 공격하는 인자를 만들고, 혈소판이 깨지면서 혈전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의심을 한다. 이게 젊을수록 강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에서도 검토 중이라면 이 부분은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 과도하게 공포감을 조성하면 안 되겠지만 추이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정 교수는 “만약 EMA에서 연령에 따른 제한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릴 경우 백신 접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기 때문에 전체 대상자의 접종 동의율 자체가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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