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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니꺼 챙겨 나가"소리친 아내 업고 밖으로 나간 사위

중앙일보 2021.04.06 13:00

[더,오래] 강인춘의 깍지외할미(14) 

[일러스트 강인춘]

 
부부싸움 중 아내 업고 문밖에 나간 사위 
 
어젯밤에 남편이랑 싸웠거든요. 너무 화가 나서
“이집에서 니꺼 챙겨서 나가”라고 꽥 소리질렀더니
글쎄, 나를 번쩍 들어 업고는 현관문밖으로 나가더라구요.
내가 지꺼라면서요.
 
훗후후후.
오매~! 너는 내꺼인게 들처 업고 나갔단 말이여?
참말로 고로코롬 말혔단 말이여?
어짜끄나, 내가 울 사우 땜시롱 웃음보가 터져 못살겄어.
그라제, 맞어! 그러고봉께 울 사우말이 명언이여! 명언!
남편감으론 백점 만점이랑께.
 
내 딸 깍지어메야!
니는 느그 서방헌틴 절대로 몬이긴당께.
깍지 애비가 생각하는 게 너보다 한수가 아니라 백수 위여.
알긋냐? 니가 아무리 여시 탈을 쓰고 백여시 짓해봐야 얼척읎어야.
니 서방은 니 맹키로 곰탱이가 아니고 천재여. 천재! 알긋냐?
 
참말로 지집아가 서방 하나는 잘 골랐당께.
냄편이란 본디 지여편네랑 살면서 가끔은 저렇게 엉큼하기도해야 혀.
글고 생각하는 것도 저로코롬 태평양처럼 크고 넓어야 혀.
 
아이구~ 머 워쩔수 없제,
긍께 앞으로는 곰탱이짓 고만 엥간치 혀라.
아즉도 에미 말이 먼말인줄 모르겄냐?
깍지 애비헌티 넘 빡빡 긁지 말란 말이여.
니 한테는 참말로 굴러들어 온 복덩이 냄편이여.
훗후후... 나가 엉큼한 울 사우땜시 못산당께.
 
일러스트레이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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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춘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필진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 신문사 미술부장으로 은퇴한 아트디렉터. 『여보야』 『프로포즈 메모리』 『우리 부부야? 웬수야?』 『썩을년넘들』 등을 출간한 전력이 있다. 이제 그 힘을 모아 다시 ‘웃겼다! 일흔아홉이란다’라는 제목으로 노년의 외침을 그림과 글로 엮으려 한다. 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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