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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김태현 살해현장서 이틀 묵어, 사이코패스 가능성"

중앙일보 2021.04.06 12:43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이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6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태현은 사이코패스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 근거로 ▶흉기를 미리 구하는 등 계획 살인으로 추정되고 ▶관계망상에 따른 적대감을 가진 것으로 보이며 ▶현장에서 일어난 행동 패턴이 일반인과 거리가 멀다는 점을 꼽았다.  
 
김태현은 6시간에 걸쳐 3명을 순서대로 사망에 이르게 한 후 현장에서 이틀을 보내며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수는 “아무리 살인범이라도 보통은 본인이 저지른 일로 스스로 당황해 어떻게든 현장을 떠나려고 한다”며 “이틀씩이나 그 집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생존을 한 건 일반적인 범죄자의 패턴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5일 경찰은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의 피의자인 김태현(25)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사진 서울경찰청

5일 경찰은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의 피의자인 김태현(25)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사진 서울경찰청

 
이 교수는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은 기본적인 생각 자체가 매우 다르다”며 “아마 틀림없이 김태현은 본인이 무시당한 피해를 보았다면서 매우 억울해하고 있을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예측했다.
 
실제로 김태현은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 중 큰딸과 함께 있던 단체 대화방에서 큰딸이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해 자존심이 상했고 이 때문에 범행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또 김태현이 범행을 저지르기 전 피해자를 스토킹 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스토킹 처벌법이 미리 시행되지 못한 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스토킹 처벌법에 따르면 피해자가 생전 ‘검은 패딩을 입은 남자가 출몰한다’고 이야기한 내용을 경찰에 신고했다면 경찰은 이 사람이 누군지 반드시 수사해야 한다. 또 상해나 폭행의 피해를 당하지 않아도 접근 금지명령이나 유치, 심할 경우 구속까지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공포를 느낄 정도로 집요하게 괴롭히는 경우는 스토킹”이라며 “검은 패딩을 입고 시도 때도 없이 피해자 주변에 갑자기 나타난다면 누구라도 무섭지 않나. 합리적으로 피해자 입장을 고민한다면 어떤 판사나 검사도 스토킹인지, 애정인지 구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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