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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만원짜리가 338만원에 팔린다…코로나에 금값 된 장난감

중앙일보 2021.04.06 05:00
코로나19 이후 조립식 블록 장난감인 레고의 인기가 치솟았다. 희귀 상품의 중고 시장 가격도 수십 배 이상 올랐다. [신화 통신=연합뉴스]

코로나19 이후 조립식 블록 장난감인 레고의 인기가 치솟았다. 희귀 상품의 중고 시장 가격도 수십 배 이상 올랐다. [신화 통신=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에서 조립식 블록 장난감인 레고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희귀 상품이나 한정판을 전문으로 훔치는 도둑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령이 레고의 몸값을 천정부지로 높이면서다.
 

미국·프랑스, 레고 전문 절도범도 기승

4일(현지시간) 미 NPR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경찰은 레고 전문 상점과 부모들을 대상으로 ‘레고 거래 주의보’를 내렸다. 지난해부터 레고 전문 상점 등에서 도난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며 불법 거래에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는 당부였다. 
 
프랑스 경찰은 지난해 6월 파리 외곽의 한 장난감 가게에서 레고를 훔치던 일당 3명을 체포했다. 남성 2명과 여성 1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자신을 레고 수집가 사이에서 유명한 ‘전문 절도 조직’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폴란드에서 건너온 이들은 파리의 한 호텔에 자리를 잡고 계획적으로 움직였다. 주로 장난감 가게에서 한정판 레고 세트를 훔쳐 온라인 거래 사이트에 내다 팔았다. 프랑스 경찰은 이들과 함께 움직이는 국제 조직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들어간 상태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잇따랐다.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기간 캘리포니아주, 플로리다주에서 연이어 레고 절도범이 붙잡혔다. 당시 용의자들은 각각 1000달러(약 112만 원) 상당의 레고를 훔쳤다. 지난달에는 오리건주에서 한 남성이 7500달러(약 846만 원) 상당의 레고를 훔치다가 적발됐다. 절도범들은 훔친 레고를 은밀한 곳에 숨긴 뒤 직거래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 가수 안드레 헤이즈를 기리기 위해 한 예술가가 제작한 실물 크기의 레고 조각상. [EPA=연합뉴스]

네덜란드 가수 안드레 헤이즈를 기리기 위해 한 예술가가 제작한 실물 크기의 레고 조각상. [EPA=연합뉴스]

 
레고는 전 세계적으로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를 끄는 장난감이다. 마니아들은 최신 모델은 물론 과거에 나온 빈티지 모델도 경쟁적으로 수집한다. 원하는 모델을 구하기 위해 출시가보다 수십 배 넘는 가격도 마다치 않는 이들도 많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인기는 더 뜨겁다. 외출이 금지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영향이다.   
 
수집가 사이에 거래되는 가격 역시 치솟고 있다. 예컨대 2007년 150달러(약 16만원)에 출시된 '카페 코너'라는 세트는 미개봉 상품이 3000달러(약 338만 원)에 팔렸다. 또 800달러(약 90만 원)짜리 밀레니엄 팔콘 세트는 3500달러(약 394만 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프랑스에서 레고 경매 플랫폼을 운영하는 한 레고 전문가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경매 플랫폼에서 거래된 레고는 일주일에 1000개 이상으로, 이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레고 투자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코로나19 와 함께 새로운 정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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