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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임원 달았던 워킹맘 "정말 육아만큼은 어쩔수 없더라"

중앙일보 2021.04.06 05:00
장세영 한화 부사장(사진 맨 앞)의 삼성 재직시절 모습. 사진 삼성전자 홈페이지

장세영 한화 부사장(사진 맨 앞)의 삼성 재직시절 모습. 사진 삼성전자 홈페이지

"여자니까 빼주겠지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육아는 어쩔수 없이 부모님께 의존하고 있다."

 
최근 한화솔루션 부사장으로 영입된 장세영(47) 전 삼성전자 상무가 밝힌 직장인과 개인으로서 겪는 고민의 단면이다. 그는 워킹맘(직장 생활을 하는 엄마)으로서 삼성에서 30대에 임원을 달고, 한화에선 이공계 출신의 첫 여성 부사장이란 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5일 특히 직장인과 취업준비생들은 ‘한화맨'이 된 장 부사장의 직장인으로서 그리고 엄마로서의 역정을 온라인에서 검색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삼성전자 사보(2015년 3월)와 토크콘서트(삼성 여기(女氣)모여라’·2015년 11월) 등에서 밝힌 장 부사장의 성공 비결을 짚어봤다. 

장세영 한화솔루션 NXMD 실장의 직장생활 탐구

 
장 부사장은 경기과학고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석ㆍ박사 학위도 받았다. 2002년 삼성전자 책임연구원으로 입사해 무선사업부에서 주로 일하며 갤럭시 스마트폰을 얇고 가볍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한다. 연구ㆍ기술직 회사원들을 칭하는 이른바 ‘공돌이’판에서 20~30대를 보낸 것이다. '~돌이'라는 말이 붙은 데는 남성 비율이 높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장 부사장은 ‘남자가 더 많은 환경에서 일하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학창 시절 내내 그런 환경에서 지내온 덕분인지 별다른 어려움을 느낀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여자라서 겪은 어려움은 거의 없었고, 오히려 여자 많은 곳에 가면 적응이 잘 안된다”는 농담도 했다. 그러면서 “힘든 일이 닥쳤을 때 ‘여자니까 빼 주겠지’라거나 ‘여자니까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는 말도 했다. 
 
그는 "여자로서 느낀 한계는 체력 뿐"이라고 했다. 그는 “밤 새우며 일할 정도의 강철 체력은 아니다”며 “일하다 쓰러지면 안되기 때문에 주 2회 필라테스나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건강을 관리했다”고 소개했다. 일을 더 하기 위해 운동을 해온 직장인이라는 얘기다.
 

“육아 부담에 퇴직 고민도”

현재 중학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을 둔 엄마로서 육아 부담은 그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 역시 “‘회사 그만두고 애 키워야 하나’라는 고민을 했던 적이 몇 번 있었다”고 했다. 그런 장 부사장이 회사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건 가족 덕분이었다. 그는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 도우미 아주머니 등의 도움 덕에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고 말했다. 학부형이 되면서 더욱 커진 워킹맘으로서의 부담은 주말에 해결하려고 애썼다. 학부형 모임을 놓치는 일이 잦은 형편이어서, 학교 일을 훤히 꿰고 있는 다른 학부형을 주말에 따로 만나 정보를 얻는 노력을 해왔다고 한다.
 
장세영 한화솔루션 부사장. 연합뉴스

장세영 한화솔루션 부사장. 연합뉴스

 
그런 엄마를 이해해주는 자녀들이 고맙다는 게 장 부사장의 마음이다. 그는 “엄마를 보고 큰 딸이 자기도 크면 꼭 직업을 갖고 아이도 낳아키우겠다고 한다”며 “그때쯤이면 제가 회사를 그만 두고 손주를 봐주겠다”고 했다.
 

“상대방에 귀 기울여라” 

그는 성별에 상관 없이 적용할 수 있는 직장 생활의 비결도 그동안 강조해왔다. 장 부사장의 회사 생활 대원칙은 경청이다. 회사 안팎에서 업무 파트너와의 소통 능력이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진전 시키고 싶은 한 걸음을 멈추고 편안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좋은 부분이 보인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의 장점을 파악하고 이해하면 그만큼 충돌도 줄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그는 또 “공감능력과 유연함을 최대한 활용해 이견 조율에 활용해야 한다”며 “힘들어도 상대방에게 귀 기울이며 힘든 과정을 버텨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부사장이 한화솔루션에서 맡은 직책은 NXMD(Next Generation Materials & Devices) 실장이다. 한화의 차세대 전자재료와 부품 분야 신사업을 발굴하는 게 임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의 신성장 사업 발굴 경영 기조와 맥을 같이 한다는 게 한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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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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