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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읽기] 감정 파악 알고리즘

중앙일보 2021.04.06 00:18 종합 31면 지면보기
박상현 ㈔코드 미디어 디렉터

박상현 ㈔코드 미디어 디렉터

올해 초 세계 최대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가 사용자의 목소리를 분석해서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현재 어떤 감정상태에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기술특허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특허 내용에 따르면 이 기술을 통해 감정뿐 아니라, 사용자의 성별과 인종까지도 구분해낼 수 있다고 한다. 사용자가 가장 좋아할 만한 음악을 정확하게 추천해야 하는 스트리밍 업체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술이다. 듣고 싶어하는 음악은 청취자의 성별, 인종, 문화, 그리고 감정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용자를 파악하고 분류해내는 알고리즘이 가진 위험성이다. 우리는 페이스북이 광고를 정확하게 타게팅하기 위해 사용자들의 성향을 파악하자 이를 비민주적인 정치인, 독재자들이 사회를 분열하는 데 사용하는 걸 목격했다. 한 디지털 민권단체는 스포티파이의 신기술이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뿐 아니라 각종 차별을 부르고, 개인에 대한 정보가 해커나 국가기관에 넘어갈 경우 어떻게 악용될지 모른다는 점을 들어 이 기술의 사용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스포티파이 측에 보냈다. 이 기술이 사용자를 정확하게 파악해도 문제이고, 부정확해도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도 기술의 사용을 막기는 힘들어 보인다. 스포티파이는 “우리는 특정 사용자의 음악 취향을 분석해서 그가 좋아할 팟캐스트가 뭔지 맞출 수 있다”고 자랑한 적이 있다. 스포티파이는 이런 사용자 파악 기술을 통해 몇몇 주요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1위의 팟캐스트 플랫폼으로 올라섰다. 이렇게 뛰어난 이윤 추구 수단을 기업이 포기하게 만들 수 있을까? 21세기 인류가 풀어야 할 과제다.   
 
박상현 (사)코드 미디어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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