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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어용언론

중앙일보 2021.04.05 21:24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왼쪽) 서울시장 후보와 방송인 김어준씨. 사진 SNS 캡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왼쪽) 서울시장 후보와 방송인 김어준씨. 사진 SNS 캡처

 

KBS MBC YTN 연합뉴스 등 정부 영향권내 언론 너무 많아
정파적 불신 부추기는 어용 미디어들..권력에서 해방되어야

 
 
 
 
1.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선거 코앞에 두고 쎄게 나왔습니다. 5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내곡동 땅 측량 당시 봤다는 생태탕 식당 사장(어머니)과 아들을 출연시켰습니다. 아들은 ‘(오세훈이) 페라가모 로퍼(굽 낮은 구두) 신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자신도 같은 신발을 신고 있었기에 기억한답니다. 어머니가 며칠전‘(오세훈 방문) 기억 안난다’고 얘기했던 것은 ‘자녀들에게 피해 갈까 그랬다’고 합니다.  
 
2.생태탕집 모자는 예고했던 서울시청앞 기자회견은 ‘해코지당할까 겁난다’며 취소했습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면 충분하니까요.  
이날 뉴스공장 인터뷰는 노골적으로 편파적입니다. 생태탕집 주인을 지난 2일에 이어 사흘만에 다시 출연시켰습니다. 동시에 부산시장선거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의혹을 주장하는 두 사람을 같이 출연시켰습니다. 국민의힘쪽 반론 없이 90분 동안 국민의힘 후보를 공격했습니다.

 
3.민주당은 뉴스공장 인터뷰를 십분 활용했습니다. 이날 오후 박영선 후보가 마지막 토론회에서 오세훈을 공격했습니다. 박영선캠프 전략본부장 진성준 의원은 생태탕집 모자를‘의인’이라고 부르면서 경찰에 신변보호를 촉구했습니다.  
동시에 민주당은 다른 언론에 대한 불신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4일 박영선 후보는 ‘보수언론 왜곡기사가 난무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정청래 의원은 ‘언론을 믿지말고 우리 자신을 믿읍시다’고 합니다. 모두 선거전략으로 보입니다.

 
4.사실 우리나라 언론구조를 보면 집권세력에 매우 유리합니다. 한마디로 1980년 전두환 군부정권 출범 당시 언론통폐합했던 골격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친정부적일수밖에 없는 매체가 압도적으로 많은 언론후진국입니다.

KBS와 같은 공기업은 일본NHK처럼 필요합니다. 그런데 MBC라는 거대방송이 ‘준공영’이란 이름으로 사실상 정부영향 아래 있습니다.1980년 신군부가 전국 민간기업 MBC 주식을 강제로 빼앗아 공영화했습니다. 그 구조 그대로..현재 MBC대주주가 방송문화진흥회인데, 그 이사진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하고,방송통신위원은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진흥회는 MBC사장을 뽑습니다.

 
5.디지털시대가 되면서 KBS MBC보다 더 주목해야할, 친정부적 구조를 지닌 매체는 연합뉴스입니다.‘연합’이란 말은 1980년 신군부가 민간 5개 통신사를 통폐합해서 만든 이름입니다.연합뉴스는 원래 언론사에 뉴스를 제공하는 도매상입니다. 일반인은 그 존재도 몰랐습니다.

디지털이 연합뉴스를 뒤집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직접 소비자에게 뉴스를 판매하는 소매상이 되었습니다.속보와 다량의 뉴스를 제공하던 기능 덕분에 디지털 강자가 되었습니다. 취재인력이 부족한 인터넷언론들은 대부분 연합뉴스를 인용보도합니다.  
 
6.연합의 영향력이 막강해지자 정부가 MBC처럼 공영화했습니다. 2005년 노무현 정권이 법을 만들어 매년 350억을 지원하는 대신 ‘뉴스통신진흥회’라는 대주주 법인을 만들었습니다. MBC방송문화진흥회처럼 이사진은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진흥회는 연합뉴스 사장과 임원을 추천합니다.  
 
7.연합뉴스가 만든 보도전문 TV가 두 곳이나 있습니다. YTN과 연합뉴스TV.하루종일 뉴스를 내보내는 두 곳이 모두 연합의 자식들입니다. 다시말해 정부 영향권 안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형태는 다 다릅니다. YTN은 연합뉴스가 1995년 만들었다가 적자가 심하자 97년 공기업 한전 자회사에 팔았습니다. 알짜기업 서울타워도 YTN에 넘겨 적자를 메울 수 있었습니다. YTN을 겨우 팔아치운 연합이 2011년 다시 보도전문채널 허가권을 받아 만든 방송이 연합뉴스TV입니다.  
 
8.가장 작지만 정치적인 조직이 바로 교통방송(TBS)입니다. 1992년 개국 당시엔 서울시 교통정보를 알려주는 라디오였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되면서 당파성을 띄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 김어준이 뉴스공장을 시작했습니다.  
교통방송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질적 변신을 시도해왔습니다. 서울시청 조직내 한 과에 불과하던 교통방송이 2019년 ‘미디어재단tbs’로 도약했습니다. 교통방송이 아니라 ‘대한민국 대표 공영미디어’를 선언했습니다. 서울시로부터 매년 400억원(전체예산의 77%)을 지원받는..

 
9.공영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정부의 지원과 영향권 아래 있는 언론이 이렇게 많은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여당은 성에 안차나 봅니다.  
서울시장선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운명인 교통방송, 그 중에서도 가장 노골적 정파성을 드러내는 뉴스공장에 매달리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10.언론구조가 이렇게 후진적이니 언론에 대한 불신도 가라앉지 않습니다. 정치의 양극화로 불신은 더 높아집니다. 결국 유권자들은 객관적 사실이 뭔지 모르는 상황에서,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도 애매한 상황에서 투표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깜깜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후진적 정치문화를 바꾸려면 후진적 언론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대통령이든 시장이든 정치권력자는..관영이든 공영이든 준공영이든..쥐고 있는 언론부터 해방시켜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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