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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에 발목잡힌 스가…日국민 절반 "9월까지만 총리했으면"

중앙일보 2021.04.05 13:25
미국이나 영국 등에 비해 현저히 느린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에 대해 일본 국민의 70%가 불만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불만이 오는 9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연임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론조사서 70% "느린 접종 불만"
60%는 "스가 연임 바라지 않아"
4차 확산…오사카 '준 긴급사태'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을 하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을 하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 신문이 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서구 선진국들에 비해 느리게 진행되는 데 대해 응답자의 32%가 "크게 불만"이라고 답했다. "다소 불만"은 38%로 불만을 표한 사람은 전체의 70%에 달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2월 17일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지난 2일 오후 5시 기준 접종 횟수는 109만 6698회(18만 3357명은 2회 접종 완료)에 불과하다. 한 달 반이 지나도록 1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인구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영국(50%). 미국(32%) 등에 비해 크게 낮다.  
 
백신 접종을 포함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가 59%로 나타나 "평가한다"(35%)를 앞섰다. 
 

반짝 상승했던 지지율 정체  

미일 정상회담 확정, 백신 접종 개시 등에 반등했던 내각 지지율에는 다시 제동이 걸렸다. 이번 조사에서 스가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7%,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40%를 기록해 한 달 전(지지 48%, 지지하지 않음 42%)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스가 내각 지지율은 요미우리 조사 기준으로 작년 9월 출범 초기 74%까지 오른 뒤 올 1월엔 39%까지 급락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일본 국민의 절반가량은 스가 총리가 올 9월의 자민당 총재 임기 종료 시점에 맞춰 연임하지 말고 물러나길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가 총리는 지난해 9월 지병 악화를 이유로 물러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뒤를 이어 당 총재로 선출된 뒤 총리가 됐으며, 임기는 아베의 잔여 임기인 9월 30일까지다. 총리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9월 총재 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
 
스가 총리의 재임 기간에 대해 "올 9월 자민당 총재 임기까지만 했으면 좋겠다"가 47%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당장 그만뒀으면 한다"는 의견도 12%로 나타나 약 60%가 스가 총리의 연임을 바라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1~2년 정도 더 했으면 한다"는 응답이 23%, "가능한 한 오래 재임했으면 한다"는 답변은 14%였다.  
 

"코로나 실정 이어지면 '스가 교체' 본격화"  

스가 총리 재임 기간이 6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자민당 내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스가 총리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해 밝히면서 '스가 연임' 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요미우리는 현재로썬 스가 총리를 대체할 인물이 부상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코로나19 대응 등에서 실정이 이어지면 '스가 카드 버리기' 쪽으로 당내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도쿄 신주쿠역 앞을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도쿄 신주쿠역 앞을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편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NHK 집계에 따르면 주말 검사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4일 일본 전역에서 2472명의 신규 감염자가 확인됐다. 6일 연속 2천명대다. 
 
오사카(大阪)부에서만 594명이 나와 엿새 연속 도쿄도(東京都)의 감염자 수(4일 355명)를 넘어섰다. 일본 정부는 확산세가 가파른 오사카부와 효고(兵庫)현, 미야기(宮城)현 등 3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이하 중점조치)를 5일부터 한 달 동안 발령했다. 
 
긴급사태 발령 전 단계인 중점조치가 적용되면 지자체의 장이 음식점 등에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할 수 있다. 
 
이미 '4차 유행'에 접어들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중점조치 적용 지역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스가 총리는 4일 후지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점조치 대상 지역 추가 여부에 대해 "필요하면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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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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